남원 시민들, 시장 향해 “당신 돈으로 400억 물어내라”

남원/김정엽 기자 2025. 8. 28.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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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시장이 모노레일 중단시켜 市가 거액 배상 위기… 시민들 반발
최경식 남원시장이 27일 전북 남원시 춘향문화예술회관에서 시민보고회를 열었다. 춘향데마파크 모노레일 사업과 관련 남원시가 400억원대의 배상금을 물게 된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2025. 8.27일 김영근 기자

“400억이 땅 파면 나오냐. 시장 개인 돈으로 물어내라!” “혈세 낭비한 시장은 시민 앞에서 석고대죄하라!”

27일 오후 ‘남원관광지 민간개발사업 시민보고회’가 열린 전북 남원 춘향문화예술회관. 시민들이 단상에 올라온 최경식 남원시장을 향해 고함을 질렀다. 최 시장이 2022년 취임한 직후 중단시킨 춘향테마파크 모노레일 사업과 관련해 남원시가 400억원대 배상금을 물어야 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4일 광주고법 전주재판부는 모노레일 사업의 대주단(금융사)이 남원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남원시는 대주단에 408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남원시는 판결 직후 “시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고 이날 시민 보고회도 열었다. 시민 김모(62)씨는 “최 시장은 행정의 일관성을 깨뜨려 시민들에게 ‘빚폭탄’을 안겼다”며 “시민 보고회가 아니라 청문회 자리에 서야 한다”고 했다.

이날 최 시장은 “사업 협약서가 남원시에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작성됐고 전북도 행정심판위원회도 공유재산법을 위반해 무효라고 했다”며 “당시엔 사업을 중단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법원에서 우리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아쉽다”고도 했다.

그래픽=김현국

최 시장은 “시민 의견을 수렴해 대법원에 상고할지 결정하겠다”며 “400억원은 별도로 지방채를 발행하지 않고 예산을 아껴 확보할 계획”이라고 했다.

춘향테마파크 모노레일 사업은 남원시 춘향테마파크에 2.4㎞ 길이 모노레일과 집와이어 등을 놓는 사업이다. 남원시가 2020년 6월 민간 사업자인 남원테마파크와 민간 개발 사업 실시 협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남원테마파크가 모노레일 등 시설을 만들어 남원시에 기부하는 대신 20년간 운영권을 갖는다는 내용이다. 당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추진했다.

남원테마파크는 남원시와 협약서를 근거로 대주단으로부터 405억원을 대출받아 2022년 6월 모노레일과 집와이어 등을 완공했다.

2022년 7월 최 시장이 취임하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최 시장은 “사업성이 불투명하다”며 협약서에 명시된 사용·수익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모노레일 이용 수요가 부풀려졌다”며 사업을 재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이 때문에 모노레일은 개통식도 열지 못하고 완공 2개월 뒤인 2022년 8월에야 임시 운행을 시작했다.

남원시는 내부 감사를 벌여 담당 공무원 5명을 징계했다. “면밀한 수익성 검토 없이 업체가 빌린 405억원에 대해 채무 보증을 섰다”는 이유였다.

남원테마파크는 “전임 시장이 오랫동안 공들인 사업을 하루아침에 뒤집었다”고 반발했다.

지난 27일 오후 전북 남원시 춘향테마파크에 있는 모노레일 정류장에 모노레일이 멈춰서 있다. 남원테마파크는 지난 2022년 6월 405억원을 들여 모노레일과 집라인을 만들었는데, 남원시가 사용 허가를 내주지 않아 운영을 포기했다. 모노레일은 작년 2월 운행을 멈췄다. 1년 6개월째 방치된 상태다./김영근 기자

남원테마파크에 사업비를 빌려준 대주단은 2023년 12월 남원시를 상대로 408억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원금 405억원에 이자 3억원을 더한 금액이다.

1·2심 법원 모두 “실시 협약을 무효라고 볼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남원시가 정당한 사유 없이 제때 사용·수익 허가를 내주지 않아 개장이 지연됐다”며 대주단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도 “남원시 주장과 달리 사업비 부풀리기 등 정황이 포착되지 않았다”고 했다. 공유재산법 위반도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남원시는 모노레일의 수요가 부풀려졌다고 주장하지만 분쟁 없이 정상 개장했다면 대출금도 상당 부분 회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남원시의 올해 예산은 9968억원이다. 408억원은 적지 않은 돈이다. 지연 이자까지 포함하면 배상금은 4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모노레일은 작년 2월 운행을 멈췄다. 1년 6개월째 방치된 상태다. 직원 19명은 권고사직을 당했다.

최 시장은 통신 업체 대표 출신으로 전임 이환주 시장과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지역에선 “최 시장이 전임자 지우기 차원에서 무리하게 사업을 중단시킨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최 시장은 “정치적인 이유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임도빈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정당한 절차에 따라 진행된 사업을 후임 시장이 뒤엎는 것은 행정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법원이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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