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돈코쓰·쇼유의 감칠맛 한번에 담은 ‘이에케 라멘’

일본에는 지역마다 고유한 라멘이 있다. 한국인에게 잘 알려진 돈코쓰(돼지 뼈) 라멘은 후쿠오카, 쇼유(간장) 라멘은 도쿄, 미소(된장) 라멘은 삿포로를 대표하는 라멘이다. 도쿄 남쪽의 근교 도시, 가나가와현의 요코하마에도 개성 강한 라멘이 있다. 바로 ‘이에케(家系) 라멘’이다.
이에케 라멘의 원조는 1974년에 문을 연 ‘요시무라야(吉村家)’다. 이곳에서 수련한 이들이 독립해 가게를 열면서 가게 이름 끝에 ‘이에(家)’를 붙였고, 이를 요시무라야 계열의 라멘집이라는 의미로 ‘이에케 라멘(家系ラーメン)’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家(이에)’는 집을, ‘系(케)’는 계열을 뜻한다. 현재 일본 전역에 1000곳이 넘는 이에케 라멘집이 생겨날 정도로, 일본을 대표하는 라멘 종류로 인정받게 되었다. 이 라멘은 중독성이 강해 도쿄 토박이인 필자가 이제까지 가장 많이 먹은 라멘이기도 하다.
요시무라야의 창업자인 요시무라 미노루는 원래 후쿠오카와 도쿄를 오가던 장거리 트럭 운전기사였다. 어느 날 ‘후쿠오카의 돈코쓰 라멘과 도쿄의 쇼유 라멘을 합치면 맛있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그 결과물이 요코하마에서 탄생한 이에케 라멘이다. 금세 운전기사와 공장 노동자 사이에서 소문이 났고, 이내 요코하마의 대표적인 로컬 라멘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케 라멘은 짭짤한 돈코쓰와 쇼유 베이스의 국물에 굵은 면발, 시금치와 김, 차슈 등의 토핑이 올라간다. 손님이 직접 맛의 농도, 기름의 양, 면의 익힘 정도를 지정하는 것도 독특한 특징이다.
201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에서 이에케 라멘을 맛본 몇몇 한국인은 “너무 짜서 도저히 못 먹겠다”며 물을 부어 먹곤 했다. 한국인 취향과는 거리가 먼 것 같아서 추천하기 망설여졌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에서도 괜찮은 이에케 라멘집이 생겨나면서 점차 한국인 입맛에도 적응이 된 것 같다. 혹시 일본 특유의 짠맛이 부담스럽다면, 한 입 먹어보고 맛을 연하게 해달라고 부탁해도 무방하다. 돈코쓰 라멘 못지않게 중독성이 강한 이에케 라멘, 한국에서도 더 많은 이가 즐길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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