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몰라서, 에어컨 없어서…냉방 지원금 136억원 남았다

최현정 2025. 8. 2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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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가신다는 처서가 지났지만 폭염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면서 올해 응급실을 찾은 강원도내 온열질환자가 25일 기준 작년 전체 온열질환자 수를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에너지바우처 사업을 통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전기료, 도시가스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강원지역 미사용률은 26%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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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에너지바우처 26% 미사용
강원 온열질환자 급증 ‘극한 폭염’
취약계층 더위 사각지대 놓여
▲ 강원 춘천시의 한 건물 외벽에 에어컨 실외기가 설치돼 있다.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무더위가 가신다는 처서가 지났지만 폭염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면서 올해 응급실을 찾은 강원도내 온열질환자가 25일 기준 작년 전체 온열질환자 수를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에너지바우처 사업을 통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전기료, 도시가스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강원지역 미사용률은 26%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가 가동된 지난 5월 15일부터 지난 25일까지 강원도내 누적 온열질환자는 161명이다. 지난해 5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 집계된 전체 온열질환자 수인 160명을 넘어선 수치다.

기후재난은 취약계층에게 더 가혹하다. 이에 정부는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에게 여름과 겨울 냉·난방 비용을 1인 세대 기준 연간 29만 5200원까지 지원하는 에너지바우처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몰라서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거나 알아도 에어컨 등이 없어 혜택을 누리지 못한 이들이 도내 26.6%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강승규 의원이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 강원도에서 발급된 에너지바우처 총액은 510억 1900만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26.6%에 해당하는 136억 1200만원이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오전 춘천의 한 고물상 앞에서 만난 70대 고 모씨는 빈 병과 박스 등을 주워 얻은 돈과 차상위계층 지원금 등으로 전기료, 가스비를 내며 생계를 겨우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본지 기자가 ‘에너지바우처 제도’에 대해 설명하며 전기료는 따로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하자 그는 “혼자 지내다보니 그런 것은 알지도 못하고 받은 적도 없다”며 “너무 더울 때는 찬물을 마시거나 샤워하면서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원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에어컨 등이 없어 혜택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춘천 돼지골에서 지적 장애인 아들과 함께 사는 기초생활수급자 신복순(84)씨는 에어컨이 없어 선풍기 3대로 더위를 나고 있다.

신 씨는 선풍기가 열기로 인해 고장날 것을 염려해 두 대를 번갈아가며 틀고 있었다. 하지만 폭염 속 무더위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점심밥을 차리기 위해 부엌에 들어선 신 씨의 얼굴과 몸은 금세 땀으로 젖어들었다. 방충망이 없어 창문을 열지 못한 탓에 방 안 열기는 끝없이 높아져 갔다. 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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