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 국힘 지도부, 당권 잡자마자 경쟁자들 몰아낼 궁리한다니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선출 직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파(찬탄)였던 조경태 의원을 향해 “결단을 하라”며 사실상 탈당을 요구했다. 조 의원은 지난 11일 특검 수사에 출석하며 “당내에 내란 동조 세력이 존재하고 있다”고 발언했는데, 이를 일종의 해당 행위로 봤다고 한다. 장 대표는 조 의원이 이 발언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다면 당을 떠나는 선택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번 전당대회 때 장 대표를 적극 지지했던 유튜버 전한길씨는 장 대표와 결선 승부를 겨룬 김문수 후보를 향해 “정계 은퇴하라”고 요구했다. 전씨는 김 후보가 결선 토론 중 “내년 지방선거 때 두 사람 중 한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면 전한길 대신 한동훈을 공천하겠다”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아 “전한길 뒤에는 윤석열·김건희가 있다. 전한길을 버리는 건 곧 윤석열을 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가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저버리는 처신을 했으므로 더 이상 국힘에서 정치를 할 명분을 잃었다는 취지다.
전당대회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후보들이 당의 진로를 놓고 경쟁하는 자리다. 선거 기간에는 서로를 향해 비판할 수 있지만 일단 선거 결과가 나오고 나면 패자는 승복하고 승자는 패자들을 포용하면서 새 출발을 다짐하는 것이 순리다. 그런데 국힘은 전당대회가 끝나자마자 승자 진영이 경선에서 함께 겨뤘던 후보들을 향해 “졌으면 당을 떠나라”고 등을 떠밀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당 대회 기간 내내 찬탄·반탄으로 나뉘어 싸웠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는 친박계가 순식간에 몰락했는데, 이번엔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구 주류가 판세를 주도했다. 최종 결선도 반탄파 후보들끼리 치러졌다. 이 때문에 반탄파는 이번 승리를 자신들이 옳았다는 증명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민주당은 제1 야당 대표가 새로 선출됐는데도 “축하한다”는 의례적인 논평도 내놓지 않고 있다. ‘국힘과는 악수도 하지 않겠다’던 정청래 민주당 대표 역시 장 대표를 향해 축하 대신 “내란은 잘된 것이라고 주장하는가”라고 했다. 107석으로 쪼그라든 국민의힘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장 대표는 이런 민주당을 상대로 견제 세력 역할을 할 책무를 부여받았다. 당 전체를 하나로 추스려도 감당하기 만만치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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