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아르메니아 제노사이드’ 인정…튀르키예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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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0세기 초 오스만제국 때 다수의 아르메니아인이 숨진 일을 '제노사이드'(genocide·집단학살)로 인정했다.
이스라엘 총리가 이 일을 집단학살로 규정한 것은 처음으로, 가자 전쟁을 두고 튀르키예와 갈등하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각) 네타냐후 총리는 아르메니아계 미국인 패트릭 벳데이비드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왜 아르메니아인에 대한 제노사이드를 인정하지 않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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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0세기 초 오스만제국 때 다수의 아르메니아인이 숨진 일을 ‘제노사이드'(genocide·집단학살)로 인정했다. 이스라엘 총리가 이 일을 집단학살로 규정한 것은 처음으로, 가자 전쟁을 두고 튀르키예와 갈등하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각) 네타냐후 총리는 아르메니아계 미국인 패트릭 벳데이비드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왜 아르메니아인에 대한 제노사이드를 인정하지 않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받았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했던 것 같다”며 “크네세트(의회)에서 관련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진행자는 ‘왜 이스라엘 총리 중 아무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가'라고 거듭 질문했고,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내가 방금 했다”(I just did)고 답했다.
이에 튀르키예 외무부는 성명을 내 “네타냐후의 1915년 사건 관련 발언은 과거의 비극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이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집단학살에서 맡은 역할로 재판을 받는 네타냐후는 자신과 그의 정부가 저지른 범죄를 은폐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튀르키예는 이 사건에 대해 집단학살이란 용어 사용을 거부해왔다.
많은 역사가는 1915∼1923년 당시 튀르키예의 전신인 오스만제국이 아르메니아인과 다른 소수민족에 대해 대량학살을 자행했다고 보며 이로 인해 약 15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한다.
아르메니아인 제노사이드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나라는 미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34개국에 불과하다. 팔레스타인을 주권 국가로 인정하는 나라가 147개국인 것에 비교하면 훨씬 적다.
이에 대해 튀르키예는 ‘1915년 사건'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전쟁 중 벌어진 쌍방 충돌의 결과라며 집단학살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숨진 아르메니아인 규모도 30만 명 정도라고 주장한다.
이스라엘 안에서는 집단학살 인정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이어졌지만, 지도자들은 줄곧 이를 거부해왔다는 점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은 튀르키예를 주요 무역 파트너이자 안보 파트너로 여겨왔지만 가자 지구 전쟁이 계속되면서 양국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고 지적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공개 지지하고 네타냐후 총리를 비난하는 등 양국 관계가 경색된 것이 이번 네타냐후 총리 발언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앞서 2001년 시몬 페레스 당시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아르메니아인들이 겪은 일은 비극이지만 제노사이드는 아니다”라며 “홀로코스트와 비슷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네타냐후 총리의 언급과 달리 크네세트에서 관련 결의안이 통과된 적도 없다고 이 매체는 짚었다. 2011년 크네세트에서 매년 4월24일을 ‘아르메니아 집단학살 추모의 날'로 선포하자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이는 표결에 부쳐지지도 않았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많은 나라가 서방 군사동맹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국이자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튀르키예와 관계를 고려해 이 사안 언급을 꺼린다고 분석했다. 또 이스라엘에서는 이 사안이 나치 독일이 유대인을 대량학살한 홀로코스트 사건과 동급으로 여겨지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위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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