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충무로 성폭력 다룬 '애마' 이하늬 "시대 관통하는 이야기"

강유빈 2025. 8. 27.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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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마'는 여자로서, 배우로서 너무나 반가운 작품이었어요. '드디어 이런 이야기를 무해하고 건강하게 웃으며 볼 수 있는 세상이 왔구나' 싶었죠."

재벌 시댁의 갑질에 사이다로 응수하는 며느리(원 더 우먼 '연주'), 밤마다 복면을 쓰고 백성들을 돕는 15년 차 수절과부(밤에 피는 꽃 '여화'). 배우 이하늬가 선택하는 작품엔 부조리에 당당하게 맞서는 여성 서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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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애마' 주연 이하늬 인터뷰
폭력적 충무로에 반기 드는 '희란'역
"지금도 부당함과 투쟁할 때 있어...
80년대 넘어 시대 관통하는 이야기"
넷플릭스 드라마 '애마' 속 톱스타 정희란. 넷플릭스 제공

“‘애마’는 여자로서, 배우로서 너무나 반가운 작품이었어요. ‘드디어 이런 이야기를 무해하고 건강하게 웃으며 볼 수 있는 세상이 왔구나’ 싶었죠.”

재벌 시댁의 갑질에 사이다로 응수하는 며느리(원 더 우먼 ‘연주’), 밤마다 복면을 쓰고 백성들을 돕는 15년 차 수절과부(밤에 피는 꽃 ‘여화’). 배우 이하늬가 선택하는 작품엔 부조리에 당당하게 맞서는 여성 서사가 있다. 22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애마’도 시대의 폭력에 맞서는 여성의 연대와 투쟁을 치열하게 보여준다. 1980년대의 ‘할 말 하는’ 여배우 정희란으로 분한 이하늬를 최근 화상으로 만났다.


"투쟁 역사 보여준 '애마', 시대 관통하는 이야기"

넷플릭스 드라마 '애마'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애마’는 1980년대 한국을 강타한 에로영화 ‘애마부인’의 제작 과정을 그린 시대극이다. 여배우를 성적으로 소비하고 노출을 강요하는 영화계에 반기를 든 톱스타 희란과 신인 신주애(방효린)의 삶이 극의 뼈대를 이룬다. 이하늬가 맡은 희란은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뒤 “더 이상의 노출은 없다”고 선언하지만, 전속 계약에 묶여 원치 않게 '애마부인'의 조연으로 출연하게 된다. 주연으로 발탁된 주애와 첫 만남은 껄끄러웠지만 어떤 사건을 계기로 폭압적인 현실에 눈을 뜨면서 서로를 지지하고 구하는 관계로 나아간다.

‘충무로의 끝물을 경험한 세대’라는 이하늬는 “어떤 식의 폭력은 계속 반복되면 굳은살이 박인 것처럼 ‘아파요’라고 표현하는 것조차 하찮은 일처럼 느껴지게 한다”면서 “저 역시 신인일 때 그런 일로 상처를 받은 경험이 있고, 배우를 대하는 태도에 놀란 적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단순히 그 시절 충무로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애마는 80년대 투쟁 역사의 한 조각을 보여주는 작품이에요. 그런데 지금도 여전히 각자의 자리에서 부당함과 투쟁해야 할 때가 있잖아요. 사실은 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진짜 연기' 하고 싶어 하는 절박함 이해돼"

배우 이하늬가 18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극 말미 용기 있는 폭로에 나서는 희란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하늬는 “희란은 그 시대의 ‘가진 자’로, 지키기 위해 침묵했다. 하지만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노라 선언하고 변모한다”며 “시대마다 그런 인물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우리가 있다고 믿는다. 그 점이 희란에게 너무나 매료됐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배우로서 자신의 모습이 희란과 겹쳐 보이는 순간도 있었다. 극 중 거장 영화감독(김종수)에게 차기작에 출연시켜 달라며 애원하는 장면이 특히 그랬다. 그는 “저 역시 항상 ‘이 작품이 마지막일 수 있다’고 생각해 절박하다”며 “진짜 연기를 하고 싶어 하는 희란의 갈망과 절박함이 너무나 짠하고 이해됐다”고 했다.

만삭의 몸으로 짐볼에 앉아 인터뷰를 이어나간 이하늬는 24일 둘째를 출산하며 두 딸의 엄마가 됐다. 그는 부모가 된 이후 방어적이었던 태도가 ‘무장해제’되면서 일순 연대감이 생기는 경험을 했다면서 보다 포용적인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애마 또한 시청자들이 더 나은 내일을 고민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이다. “‘오늘을 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하고 답해볼 수 있는 드라마였으면 좋겠습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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