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로는 벅찬 임차료 인상률… 法 보호도 못 받고 ‘발만 동동’

백효은 2025. 8. 2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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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임대차보호법’ 허점 노려
영종도 환산보증금 초과 사각
헬스장 점주, 그대로 내쫓길판

인천 한 헬스장 점주가 과도한 점포 임차료 인상을 요구받았다며 부당함을 토로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경인일보DB

인천 한 헬스장 점주가 과도한 점포 임차료 인상을 요구받았다며 부당함을 토로하고 있다. 소상공인의 안정적인 영업을 위해 시행 중인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 중구 영종도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임대인과 계약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그는 감당하기 힘든 월세를 3개월 연체하게 되면서 임대인으로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지난 2021년부터 헬스장을 운영한 A씨는 당시 보증금 1억5천만원에 월세 1천100만원으로 1년 단위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헬스장을 열면서 인테리어, 시설 정비 등으로만 5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은행과 가족 등으로부터 대출받아 어렵게 마련한 돈이었다고 한다.

임대인은 이듬해 재계약을 하면서 월세와 보증금을 각 27%, 20%씩 인상했다. 이후 매년 10% 이상 월세를 올렸고, 올해 재계약에선 월세 대신 보증금 약 11% 인상을 요구했다. 첫 계약 이후 4년간 보증금 총 5천만원, 월세 총 700만원이 인상됐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상가 점포의 보증금을 재계약 시 5% 이내로 인상하도록 제한한다. 하지만 ‘환산보증금’ 규정이 A씨의 발목을 잡았다. 환산보증금은 해당 상가 점포에 대한 임대차보호법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영종도 기준 환산보증금이 5억4천만원 이하일 경우 월세 인상률이 5% 이내로 제한받지만, A씨가 임차한 헬스장은 이를 초과해 임대인은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하면서 임대료 인상을 요구할 수 있었다.

임대인은 계약 해지 통보 후 A씨가 반발하자 최근 명도소송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A씨 측은 회원들이 길게는 1년 단위로 이용권을 끊어놓기 때문에 영업을 당장 중단할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그는 “코로나19가 확산된 시점부터 한 해도 임대료 인상이 되지 않은 적이 없다”면서 “임대인은 인상한 임대료가 불만이면 나가라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높은 월세를 매출로 감당할 수 없는 처지까지 이르렀다”며 “이대로 계약이 종료되면 기존에 빚을 내 투자한 비용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다”고 했다.

A씨와 같은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한 ‘환산보증금 폐지’를 골자로 하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끝내 통과되지 못했고, 지난해 22대 국회에서 재차 발의돼 계류 중이다.

관련법 개정을 추진해온 상가 세입자 단체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의 임영희 사무국장은 “환산보증금이 초과돼 임대료 인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전형적인 사각지대 사례”라며 “환산보증금 기준을 폐지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임대인 B씨는 “헬스장 측은 월세 3개월치를 연속으로 연체했다. 관리비 등 연체된 다른 내역도 많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상가 점포를 구매하기 위해 받았던 은행 대출 연장이 어떻게 될지 불투명한 상황으로, 신용등급도 많이 떨어진 상태”라고도 했다. 이어 “헬스장 측은 높은 월세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했지만, 좋은 입지에서 장사를 하면서 매출이 좋다는 내용으로 광고를 하기도 했다”며 “명도소송을 위해 보낸 소장을 A씨가 의도적으로 받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백효은 기자 100@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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