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통과 후폭풍] 경기 IT업계, 원청 책임 부인 걱정

유혜연 2025. 8. 27.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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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사용자 간주’ 조항 빠져있어
별도 법인 운영 네이버 등 회피 문제
향후 교섭 ‘맹점 조율’ 여부가 관건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조합원들이 27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앞에서 임금단협 체결 촉구 2차 집회를 열고 통상임금 인정과 연봉 산입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8.27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통과로 대기업 등이 계열사 노동자와의 교섭 책임을 회피하기 어려워지면서 잠재된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법 개정 이후 첫 관련 집회가 열렸는데, 모기업의 실질적인 통제를 받고 있는 IT 계열사들이 새 제도의 실효성을 가늠할 분수령으로 주목받는다.

27일 민주노총 법률원이 발표한 ‘노조법 2·3조 개정 설명자료’는 사용자 개념 확장 취지를 짚고 있다. 자료는 현대중공업 부당노동행위 사건 대법원 판결(2010)을 근거로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면 사용자로 인정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이 모든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니다. 민주노총 법률원은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할 제도적 근거는 생겼지만, ‘원청 사용자 간주’ 조항이 빠져 있어 원청이 끝내 책임을 부인할 경우 노조가 소송으로 다퉈야 하는 맹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구조는 그간 별도 법인 형태로 운영되면서도 전반적인 관리를 모기업이 사실상 통제하는 IT 업계에서 두드러지는 문제로 꼽혔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조합원들이 27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앞에서 임금단협 체결 촉구 2차 집회를 열고 통상임금 인정과 연봉 산입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8.27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실제 이날 오후 4시30분께 성남시 네이버 본사에서는 손자회사 6곳의 노동자들이 모기업과의 직접 교섭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화섬노조 네이버지회는 그린웹서비스, 스튜디오리코, 엔아이티서비스, 엔테크서비스, 인컴즈, 컴파트너스 등이 네이버의 핵심 업무를 담당하면서도 모기업-자회사-손자회사로 이뤄진 복잡한 사내하청 구조로 인해 처우 등에 있어 차별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간 본사의 실질적 통제력을 토대로 통합교섭을 요구했지만 법적 근거 부족으로 개별 협상에 머물러야 했다. 물론 이번 개정안 통과로 상황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개별법인 형태로 등록돼 있어 모기업이 사용자 책임을 부인할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도 현실이다.

결국 향후 교섭에서 사용자 개념을 확장한 개정안의 취지와 ‘원청 사용자 간주’ 조항 부재라는 맹점이 어떻게 조율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날 오세윤 네이버지회장은 “네이버는 자회사의 100% 지분을 가졌으며 대표이사 인사권도 갖고 있는 등 지배구조와 업무 전반에서 사용자로 볼 수밖에 없다”며 “법이 만들어졌지만 노동자들은 지난한 소송을 감수할 걱정을 하고 있다. 정부가 시행령으로 실질적 사용자 요건을 명확히 해 소송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혜연 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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