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차전지 강국 ‘경북도’] 포항 특화단지 앞세워 초격차 전략 본격화
포항·구미·경주 연계 산업벨트 구축해 글로벌 초격차 선도 목표

4차산업 시대 배터리는 단순한 에너지 저장 기술을 넘어 모든 산업을 움직이는 원동력이자 바탕을 이루는 핵심 분야로 성장해 왔다. AI·로봇 등 미래의 혁신 기술도 배터리의 전력 공급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된다.
최근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인 침체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성장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고성능·저가형의 차세대 배터리 개발과 탄소중립을 향한 국제사회의 흐름에 힘입어 이차전지 시장은 결국 상승세를 지속하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전 세계적으로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제 경쟁력을 갖춘 K-배터리가 주도권을 잡아 왔으나, 글로벌 경쟁은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삼원계(NCM) 배터리의 고성능 기술력을 앞세우고 있고 중국은 이원계(LFP)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가격 경쟁력을, 일본은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집중하며 글로벌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미국은 고율관세 부과 등 자국 배터리 산업 육성과 보호정책을 강화하고 있으며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도 자국 내 배터리 생산 체계를 구축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배터리 산업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이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배경에는 경북 포항이 핵심 소재 생산의 든든한 전진기지로서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차전지의 성능을 좌우하고 생산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양극재 분야에서 에코프로는 2023년 삼원계 양극재 글로벌 출하량 1위를 기록하며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생산 거점으로 부상했다.
국내 유일 양·음극재 생산능력을 갖춘 포스코퓨처엠과 에너지머티리얼즈, 우전지앤에프 등 굵직한 이차전지 소재 기업들이 집적된 포항은 2027년까지 13조5000억 원의 대규모 투자가 체결되는 등 대한민국 이차전지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북 포항은 2023년 7월,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단(607만8000㎡)과 영일만 일반산단(374만7000㎡)이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되며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전기를 마련했다. 특화단지는 2030년까지 연간 양극재 100만 t 생산을 목표로 기업지원 인프라 확충, 연구개발과 기술혁신, 맞춤형 인력 공급의 혁신생태계가 빠르게 조성되고 있다.
△기업지원 인프라 확충
경북도와 포항시는 특화단지 투자 기업의 원활한 입주를 위해 이차전지 기업협의회를 구성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관련 부처 협의를 통한 규제개선과 신속한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양·음극재 생산 기업의 입주를 위해 산업단지 계획 변경을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했다. 투자 기업의 신속한 착공을 위해 사업시행자(LH)가 부지 평탄화 공사를 먼저 시행하고 사후 입주기업이 비용을 부담토록 제도 개선도 했다.
특화단지 내 공업용수와 전력의 적기 공급을 위한 국가수도기본계획 변경, 변전소 신·증설, 지하관로 공사 등 관련 예산을 확보하고 기업 입주 시기에 맞춰 공사 기간을 단축하고 있다.
△연구개발과 기술혁신의 중심
특화단지 지정과 함께 국가R&D사업과 연계한 기술 개발 프로젝트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전기차 화재 이슈와 관련해 이차전지 안전성 강화를 위한 '고안전성 하이니켈 양극재 단결정화 제조기술 개발'을 ㈜민테크,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등 입주기업과 연구기관이 진행 중이다.
또 포스텍, UC산타바바라, 인도 공과대학교, 포스코 등 국내외 유수의 연구기관과 기업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신소재 개발을 위한 '글로벌 협력 연구'도 활발히 수행 중이다. 경북·대구 초광역 협력사업으로 '초장수명 이차전지 원천소재 기술 개발'을 위한 '지역 혁신 메가프로젝트' 등 다양한 연구·개발 프로젝트가 정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돼 추진되고 있다.
△맞춤형 인력 공급
수도권 인구 집중으로 인해 첨단산업 분야에도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경북도는 특화단지 기업이 원하는 맞춤형 인재 양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산업통상자원부 공모에 선정된 '이차전지 특성화 대학원'을 포스텍에 개원해 2029년까지 글로벌 탑티어(석·박사급) 인력 225명을 양성하고 있다.
부산, 대구, 경남 등 경상권역을 아우르는 '남부권 배터리 아카데미'가 포항테크노파크에서 운영 중이며, 2028년까지 예비 취업자와 재직자 등 1870명을 양성해 산업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교육부 주관 '이차전지 분야 특성화고등학교'로 지정된 흥해공업고등학교는 올해 140명의 신입생을 모집하는 등 현장형 기술인재 양성에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경북 이차전지 산업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대선공약에 언급된 '차세대·전고체 배터리와 재활용·리사이클링 기술개발 지원'을 꼽을 수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성능과 안전성 측면에서 획기적인 개선이 가능한 '꿈의 배터리'로 평가받으며 전 세계가 주목하는 차세대 게임체인저로 떠오르고 있다.
경북도는 '저가형·장수명 전고체 배터리 양극재 개발'과 '고체전해질 생산 기술 확보'를 위한 R&D와 테스트 베드를 기획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예타 대상 선정을 위한 심의가 진행 중이다. 대선공약 및 시기적 연계성과 부합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경북의 차세대 배터리 산업 도약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배터리 재활용·리사이클링 분야에서도 포항은 2019년부터 운영해 온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의 경험을 토대로 친환경 자원순환 산업 분야 최적지로 입지를 굳혀 왔다. 특히 환경부는 블루밸리 국가산단에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자원순환 클러스터'를 연내 완공해 재활용 핵심기술 개발과 실증 테스트 베드로 활용할 계획이다. 올해 3월에는 환경부-경북도-포항시와 'LFP배터리 순환이용 설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경북도는 준비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재활용·리사이클링 기술개발 지원 정책의 수혜를 극대화하고, 대선공약과 연계한 국가 배터리 순환이용 산업의 컨트롤 타워로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이차전지 산업, 포항을 넘어 경북의 미래 먹거리로
경북은 포항 외에도 구미, 경주, 김천, 칠곡 등 여러 지역에 걸쳐 130여 개의 이차전지 대·중·소 기업들과 다양한 산업기반이 자리 잡고 있다. 포항과 더불어 다수의 이차전지 기업이 소재한 구미는 전기차 배터리 구독과 시험평가, 이력 관리 등 전주기 서비스를 담당할 'BaaS(Battery As A Service) 실증기반 센터'가 내년 완공될 예정이다.
ESS, 농기계, 건설기계 등 다양한 산업용 배터리의 데이터의 수집·관리 기능을 갖춘 'AI 기반 사용후 배터리 평가 및 재사용 지원 기반 구축' 사업이 올해 국가공모에 선정돼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BaaS센터와 함께 운영을 위한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대구·경북본부(70여명)가 구미로 확장·이전하게 된다. 또 양극재 소재 공정 기업지원 시설인 '이차전지 육성 거점센터'가 내년 완공을 목표로 구미 확장단지에 조성 중이다.
경주에는 올해 '전기이륜차 배터리 공유스테이션 실증센터'가 완공될 예정으로 이는 전기차 중심의 배터리 시장을 넘어 배달용, 관광용 등 다양한 전기이륜차 보급 확대를 위한 핵심 서비스 인프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이철우 도지사, 경북이 주도하는 글로벌 이차전지 강국으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차전지 산업은 단순한 기술 산업을 넘어 국가의 미래와 경제 성장에 중요한 분야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와 재생 가능 에너지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이차전지의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경북은 이미 구축된 산업 생태계와 연구개발 인프라를 바탕으로 친환경, 신소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차전지 산업의 전진기지로 글로벌 경쟁 속 초격차 전략으로 이차전지 강국의 미래를 경북이 주도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