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세·7세 고시 근절 결의한 학원 단체
전국의 유아 영어학원들이 4·7세 고시 등 입학시험을 전면 시행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한국학원총연합회 전국외국어교육협의회가 학원 단체 차원에서 이를 전면 금지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것이다. 향후 입학시험에 준하는 모든 행위를 금지하고 원생 모집은 선착순이나 추첨 방식으로 진행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이다. 또한 영어 학원이면서도 유치원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일부 학원들에 대해서도 다른 명칭을 사용하도록 지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모처럼 교육기관다운 결정을 내려 과다 경쟁이나 과도한 사교육비에 지친 부모들에게도 숨통이 트이는 일이다.
이번 조치가 현실화되면 4세가 영어유치원 입학시험을 치르고, 7세가 영어학원 입학시험을 치르는 망국적이고 비교육적인 일이 사라지게 됐다. 우리말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4세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 줄을 세운다는 것은 너무나 무리한 욕심이다. 부모들 간의 경쟁과 불안이 이를 부추기고 있는 현실이다. 영어 외에 각종 사교육을 포함하면 사교육비 또한 상상 이상이다. 더 큰 문제는 영유아는 영유아대로,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스트레스를 받고 정신과 상담까지 받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는 점이다.
조기교육을 통해 내 자녀를 맨 앞줄에 세우겠다는 부모의 과도한 욕심이 아이들의 정서적·신체적 발달까지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조기교육을 통해 자녀교육에 성공한 경우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유아 시기의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교육은 생활습관 교육, 놀이교육 등이다. 무리한 조기교육은 아이들에게도 부모에게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한민국 아동의 행복지수가 100점 만점에 50점도 되지 않는 현실이다. 태어난 지 몇 년도 지나지 않아 사교육 대열에 줄을 서는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번에 전국외국어교육협의회가 입학시험을 전면 시행하지 않기로 결의했지만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제대로 시행될지 의문이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유아 사교육업체 248곳을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실시한 결과 입학시험을 치른 11곳이 적발됐다고 한다. 적발하더라도 법적 제재가 어렵고 행정지도만 가능한 상황이어서 영어유치원이나 영어학원의 자율적·교육적 판단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협의회가 교육부·교육청과 협력해 부작용을 근절하기 위한 자율 정화에 나서겠다고 밝힌 만큼 학원 단체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Copyright © 저작권자 © 중부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