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파크골프 열풍의 ‘明暗’
시니어·청년층 등 이용 연령층 다양
하천부지 위주 조성…상습 침수 반복
복구비 최대 수 억원, 예산 낭비 지적
습지·조류 서식지 훼손 환경문제도

세대를 아우르는 생활스포츠로 자리 잡은 파크골프가 광주·전남 전역에 거센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전국 최다 수준의 전용구장이 들어섰고, 동호인 수는 1만 명을 넘어섰다. 저렴한 이용료와 간단한 규칙 덕분에 은퇴세대뿐 아니라 가족 단위, 청년층까지 흡수하며 지역 여가문화를 새롭게 바꾸고 있다. 그러나 하천부지 집중 조성으로 인한 침수 피해와 환경 훼손, 안전사고 우려, 제도적 허점, 운영·관리 미비 등이 드러나면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경고도 커지고 있다. <편집자주>
27일 광주·전남 파크골프협회 등에 따르면 광주·전남 파크골프장은 현재 70여 곳, 비공식 운영을 합치면 100여 곳에 달한다. 지자체들은 앞다퉈 구장 조성에 나섰고, 예약 경쟁도 치열하다. 광주 남구 승촌파크골프장의 경우 개장 첫 해 6천여 명이 찾았으나 1년 만에 3만7천여 명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2만5천여 명이 다녀가며 열기를 증명했다.
이용자 70%가량은 50~60대가 주축이지만, 대학 학과 개설과 초·중·고 진로체험 도입으로 청소년·청년층의 참여도 확대되고 있다. 하루에 수만 보를 걷는 운동 효과와 함께 공동체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파크골프는 세대 통합형 생활체육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그늘도 분명하다. 광주는 파크골프장 절반 가까이가 하천부지에 조성돼 폭우 때마다 상습 침수 피해를 입는다. 복구비는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달한다. 지자체들이 토지 매입비를 아끼기 위해 국공유지 하천변을 고집하면서 안전성이 취약해졌기 때문. 장기 대책 없는 예산 낭비의 악순환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환경영향평가 제도의 허점도 논란이다. 2023년 개정된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은 하천 친수시설을 오염물질 배출이 없다는 이유로 심의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로 인해 하천부지에 있는 파크골프장은 사실상 검증 절차 없이 조성이 가능하다. 환경단체들은 "농약·비료가 상수원으로 유입될 수 있고 습지·조류 서식지 훼손도 불가피하다"며 관리 사각지대를 우려하고 있다.
운영 관리 부실 역시 문제다. 파크골프장의 예약·이용 방식이 일원화되지 않아 이용객은 혼선을 겪고 있다. 일부 구장은 "회원제 회비를 내야 한다"는 분위기를 조성하거나 특정 동호회가 독점 운영하는 듯한 인상까지 준다고 했다.
반면 지자체들은 관광·경제 효과를 내세운다. 강원 화천군은 매년 전국 대회를 열어 수 십억 원대 지역경제 효과를 거두고 있다. 광주·전남 파크골프연합회도 "적정 수준의 구장만 갖추면 전국 대회 유치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시민사회에서는 "해마다 수해로 수억 원의 복구비를 쓰는 구조라면 관광 효과도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고 반박한다.
전문가들은 파크골프가 단순한 붐을 넘어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천부지 일변도를 벗어나 도심 유휴부지나 체육공원으로 다변화하고, 민간 위탁을 통한 운영 효율성, 안전사고 예방 교육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숲속형·도심형 등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 대체 모델도 거론된다.
광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파크골프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도한 개발은 막아야 한다"면서 "건강과 여가를 지키면서도 환경·안전을 고려하는 지속가능한 운영 모델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조태훈 기자 thc@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