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산청군 갑질 논란 공무원 중징계 요구
전직원 앞에서 '일을 참 못한다', 여직원 탕비실 접대 사례
산청군, 조사 후 가해자 대기발령·경남도에 경징계 요구
공무원 노조 "피해자 정신과 진료 중...재감사해 중징계를"

공무원 노조가 산청군 한 공무원의 갑질 논란에 중징계를 요구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는 27일 오후 1시 30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무원 노조 관계자 20여 명이 자리에 참석했다. 이들은 올해 7~8월 산청군 전 산청읍장 ㄱ 씨가 공무원을 상대로 갑질·막말을 했다며 이 사건을 제대로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무원 노조는 지난달 3일 공무원 ㄴ 씨로부터 갑질 신고 전화를 받았다. ㄴ 씨는 'ㄱ(당시 읍장) 씨 때문에 힘들다'는 취지였다. 이후 비슷한 갑질 신고 전화가 또 있었고, 공무원 노조는 자료 수집에 나섰다. 이달 7일 노조 자유게시판에 ㄱ 씨 갑질을 제보하는 내용이 게재됐고, 산청군은 조사에 나섰다.
공무원 노조에 따르면, 산청군은 게시물 게시 4일 후인 11일 산청읍 직원을 면담했고, 12일 ㄱ 씨를 대기발령 조처했다. 노조는 같은 날 인사 조처만 해선 안 된다고 산청군에 입장을 전했다.
노조는 산청군이 20일 징계 권한을 둔 경남도청에 ㄱ 씨 경징계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을 보면 직장 내 괴롭힘은 비위의 정도에 따라 징계하게 돼있다. 중징계는 파면·해임·강등 등이 해당하며, 경징계는 정직·감봉·견책 등이다.
이규필 공무원노조 경남본부 산청군지부장은 "직간접 피해자는 산청읍 공무원 수 명으로, 이번 갑질 사건에 공포감이 매우 높은 상태"라며 "ㄱ 씨는 피해자에게 전직원 앞에서 '일을 참 못한다'고 막말하는 것부터 전체 여직원더러 탕비실 가서 접대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정신과 진료를 받고 신경성 위염약을 복용하는 상태인 데다 '사직하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며 "ㄱ 씨는 피해 기간과 피해자 사례로 봤을 때 중징계 이상을 받아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경남도에 △독립적이고 철저한 재조사 즉각 시행 △가해자에 중대 책임을 묻고 엄정한 처벌 △피해자가 침묵하거나 고립되지 않게 제도적 안전망 강화 △공직사회 실태조사 후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이승화 산청군수는 앞서 26일 직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 군수는 "상급자의 부당한 처사와 말로 상처를 입게 된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라며 "군수로서 미처 지켜내지 못한 잘못을 깊이 사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군수가 앞장서 막아내겠다. 갑질이라는 말을 결코 허락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군수 입장 표명에 산청 공직사회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산청군공무원노동조합 누리집에는 '속은 시원했다. 빠른 직위해제와 오늘 글에 또 다름을 기대한다. 그나마 다행이다', '군수 힘 실어줄 때 끝까지 가자' 등 빠른 문제 해결을 기대하는 글이 올라왔다. 반면, '갑질 사건이 표면화되고 재빨리 대기발령 한 거 말고 제대로 한 게 뭐가 있나', '마음이 있었으면 경징계 요구했겠나. 공개된 것만 해도 선 넘었다', '말로는 절대 갑질 용납 안 하겠다고 해놓고 행동은 경징계 요구' 등 군 조치를 비판하는 글도 올라왔다.
이런 가운데 한 산청군의원도 폭언 논란을 빚고 있다. 안천원(무소속, 신안·생비량·신등) 군의원은 지난달 15일 열린 행정간담회에서 논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군의원 발언은 당시 회의와 상관없이 의회 직원 인사와 관련해 불만을 제기하면서 간부 공무원들에게 폭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간담회에는 정영철 부군수를 비롯해 국·과장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안 군의원 발언 파장은 지난달 발생한 집중호우 피해로 잠시 주춤하다 간부공무원 갑질 문제와 함께 다시 회자되고 있다. 안 군의원은 자신 발언을 두고 "군수에게 직언하라고 말한 의미였다"며 "직언은 하지 않고 엉뚱한 소리만 하고 있어서 그랬다"고 해명했다.
/안지산 김태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