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신뢰 첫발 뗐지만…‘동맹 현대화’ 등 외교 숙제 산더미

박민희 기자 2025. 8. 27. 18:4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은 '무사히' 마무리됐지만, 이재명 정부가 받아 들 외교·안보 과제의 난이도는 결코 수월하지 않다.

이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직후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한국이 과거처럼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태도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의도를 중국은 민감하게 주시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디시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은 ‘무사히’ 마무리됐지만, 이재명 정부가 받아 들 외교·안보 과제의 난이도는 결코 수월하지 않다. 정상회담 직전까지 이어진 험악했던 분위기가 역설적으로 이를 말해준다. 미국 상무부와 국무부, 국방부는 우리 정부를 향해 수위 높은 투자·안보·경제 청구서를 내밀면서 이를 들어주지 않으면 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고까지 압박했다.

우선 닥쳐올 과제는 ‘한-미 동맹 현대화’다. 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각)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의 역할 조정보다는 국방비 인상에 초점을 맞추며 민감한 난제를 피해 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관심사인 국방비 증액을 “이 대통령이 먼저 거론했고”, 첨단 미국 무기는 한국의 자강 능력 강화라는 명확한 목표 아래 우리의 필요에 따라 구매한다는 전략을 취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 견제를 위해 주한미군과 한국 정부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동맹 현대화’ 요구는 이번 회담 이후 더 본격화될 전망이다. 미 국방부가 이와 관련한 국가방위전략(NDS)을 곧 완성할 예정이고, 올해 말 양국 국방장관이 참여하는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이 명확한 전략과 원칙을 가지고 미국과 치열한 ‘줄다리기'를 준비해야 할 상황이다.

미-중 사이에서 한국 외교의 좌표를 정하는 일은 더 정교하고 세심한 전략이 필요한 문제다. 이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직후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한국이 과거처럼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태도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의도를 중국은 민감하게 주시하고 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한 관계의 발전은 양국 공동이익에서 기원한 것”으로 “제3국을 겨냥하지도, 제3국 요인의 영향을 받지도 않는다”고 밝힌 것도 예사롭게 들리지만은 않는다.

중국은 최근 미-중 경쟁 속에서 한-중 관계를 저울질하면서, 우리 정부를 향해 ‘제3국 간섭 배제’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을 강조한다. 한국이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전략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북한과 대치 중인 현실에서 한-미 동맹을 중시할 수밖에 없지만, 중국과의 경제·외교 협력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속적으로 설득하고 실현해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향하던 지난 24일 박병석 전 국회의장을 대표로 하는 중국 특사단을 베이징에 보낸 것에도 이런 뜻이 담겼다고 볼 수 있다.

한-일 관계 재설정도 쉽지 않은 과제다. 이 대통령은 선례를 깨고 미국에 앞서 일본을 방문하면서까지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공을 들였고,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발전을 통해 한·미·일 협력을 추동하겠다는 의지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한-일 정상회담과 그에 앞선 ‘요미우리신문 인터뷰’ 등을 통해 위안부 합의와 강제동원 제3자 변제 등에 대한 기존 한-일 합의를 인정한 것은 ‘1965년 한-일 협정으로 과거사에 대한 책임을 다했다’는 일본의 주장을 일정 부분 인정한 것이어서 이에 대한 국내 여론의 비판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당장 올가을 일본에서 열릴 사도광산 추도식 등에서 일본이 전향적 태도를 보일지도 미지수다.

박민희 선임기자,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minggu@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