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NANCE] “수익 전에 손실부터 피하자”… 하방위험 줄인 투자상품 내놓는 금투업계
‘낙인’ 구간 도달 1회 무효화
NH투자證, 만기 6개월 상품
조건 없이 지정 이자 월지급
삼성운용, ‘버퍼 ETF’ 눈길
10%까지 손실은 사실상 ‘0’
키움운용, 주식비중 자동조절
가상옵션으로 ‘안전판’ 구축
지난해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자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사도 비상이 걸렸다. 투자 손실은 투자자가 당연히 감내해야 했지만, 판매사들이 이 상품을 사실상 ‘무위험 상품’처럼 취급한 것이 문제가 됐다. 불완전 판매 논란이 일자 금융당국이 조사에 들어갔고, 판매사들은 대규모 과징금이 불가피해졌다.
당시 문제가 됐던 몇몇 은행들이 ELS 판매를 재개하기로 했다. 판매사들은 상품 판매 프로세스를 뜯어고쳐 불완전 판매가 다시 일어나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었을 것이다.
ELS 상품을 출시하는 증권사는 상품의 리스크 자체를 줄이고 나섰다. 초단기 월지급 상품을 통해 매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드는 동시에 손실 위험을 줄였고, 손실 구간에 진입해도 한 번은 봐주는 상품을 내놓은 곳도 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굴리는 자산운용사 중에서는 상품 차별화를 위해 손실 범위를 한정하는 상품을 내놓은 곳이 등장했다. 10% 까지는 지수가 하락해도 투자자는 전혀 손실을 보지 않는 구조다. 여기에 더 나아가 가상의 옵션으로 기존 옵션 활용에 따른 비용 상승과 상승 제한 단점을 없앤 새로운 상품까지 나왔다.
ELS를 먼저 살펴보면 가장 최근 출시한 한화투자증권의 ‘리부트 구조 ELS’가 가장 눈에 띈다. 금융투자업계 ‘최초’ 타이틀을 달고 나온 이 상품은 잘만 활용하면 최소한 손실은 안 볼 수 있는 상품이다.
ELS에는 ‘낙인’과 ‘낙아웃’이 있다. 낙인은 원금을 보장하지 않는 상품에서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조건이다. 증권사가 ELS를 출시할 때 기초지수가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갈 때부터 손실이 발생한다고 명시한다. 여기서 정한 일정 수준이 낙인이다.
반대로 낙아웃은 원금지급형 상품에서 지수가 일정 조건 이상 상승하면 수익률이 확정되고 더 이상의 수익을 볼 수 없는 구간을 말한다.
한화투자증권이 내놓은 리부트 구조는 만약 기초자산이 낙인 구간에 도달하더라도 이를 한 번 무효화 해준다. 낙인 구간이 25%인데, 지수가 25% 이상 떨어지면 일단 지수를 멈춘다. 4개월의 보호 기간 동안 관측을 멈춘 상태로 지수가 회복할 시간을 번다. 4개월 뒤 지수가 더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걱정할 수 있지만, 사실 투자자는 그 기간에 조기상환을 하고 나오면 된다.
조기상환 기회가 6개월마다 찾아오니 사실상 2개월 만에 낙인을 모두 채우지 않는 이상, 투자자는 최소 한 차례는 원금을 보전한 채로 상품에서 나올 수 있는 기회를 갖는 셈이다.
물론 조기상환 기회가 끝난 뒤 급작스러운 폭락장이 나타나 낙인 구간에 진입한다면 4개월의 보호기간 내 조기상환 기회가 없어 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어쨌든 6개월의 리스크를 2개월로 줄였다.
NH투자증권은 통상 2~3년의 만기일을 6개월로 줄인 ELS와 조건 없이 월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을 내놨다. 상품명은 ‘무조건 월지급식 및 초단기 ELS’다.
무조건 월지급식은 아무런 조건 없이 기초자산 가격이 0원이 되거나 만기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처음 약속한 이자 0.75%를 매달 지급한다. 기초자산이 기준가보다 25% 이하로 하락하지만 않는다면 만기 시 원금도 받을 수 있다.
초단기 ELS는 단일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6개월 만기 초단기형으로 설계했다. 3개월 후 도래하는 조기상환 평가일에 기초자산 주가가 20%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조기상환이 가능하다. 연 기준 수익률은 19%다.
자산운용업계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상품은 삼성자산운용의 ‘버퍼 ETF’다. 10%까지의 손실은 사실상 0으로 만들어주는 상품이다. 1년 만기 옵션을 매매해 10%까지 하락을 완충시키는 버퍼를 만들었다. 대신 상승 폭도 16.4%로 제한되지만, 버퍼가 다 차기 전에 손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위험이 대폭 줄어든다.
키움자산운용은 손실은 제한하고 상승 폭을 막지 않은 상품을 내놨다. 미국기술주100과 미국단기채권의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해 하락 위험을 관리하는 ‘안전판’을 구축했다. 주식비중을 5~95%까지 매일 리밸런싱하는 전략이다.
가장 두드러지는 차별점은 옵션을 사용하지 않고 옵션의 방어효과를 추구하는 ‘프로텍티브 풋 복제 전략’이다. 통상 주식과 풋옵션을 동시에 매수하는 전략을 취하지만, 실제 옵션이 아닌 가상의 옵션을 설정한다.
실제 옵션을 매수하는 커버드콜과 비교하면 옵션 매수 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상승장이 지속될 때 추가로 옵션을 매수할 필요도 없다. 파생상품 사용비중이 40% 이하여서 연금저축계좌나 IRP와 같은 절세형 계좌에서도 투자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히 기초지수를 따라가는 패시브형에서 옵션을 활용한 커버드콜을 넘어 다양한 파생상품을 활용한 ETF로 발전하고 있다”며 “결국 변동성과 손실 가능성은 낮추고,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공통적인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품 설계가 복잡해지면서 이름도, 전략도 어려워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업계의 새로운 숙제는 이 어려운 상품을 얼마나 쉽게 풀어 투자자에게 어필하느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석 기자 kns@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한 외국기업 36% “한국 투자 축소, 또는 떠나겠다…노란봉투법 탓”
- 홍범도 비석 어루만진 정청래 “尹정권 때 많은 수모…애국선열 추모 정상화”
- “선생님이 예뻐서” 여교사 얼굴과 나체사진 합성, 유포한 10대 실형 선고
- ‘여중생 집단 성폭행’ 경찰 불송치로 묻힐뻔…검찰, 7년 만에 밝혀내
- ‘부처님 오신 날’ 국가·지방 보조금 9년간 꿀꺽…법원, 집유
- “주한미군 부지 소유권 갖고 싶다”…트럼프 발언 속내는 분담금 증액?
- “1억 들고 모텔에 투숙하라”…30대男, 엘베에 붙은 경찰 전단 보더니 ‘경악’
- 트럼프 “그 펜 좋다, 써도 되나” 칭찬에…모나미 주가 급등
- “제주서 수입산 먹고왔네”…원산지 거짓 표시 식당 수두룩
- ‘외도 의심’ 남편 중요부위 절단 아내…딸·사위도 가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