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한덕수 앞에 두고 160쪽 PPT 제시하며 "구속 필요"

위용성 2025. 8. 27.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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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국정 2인자'로 12·3 불법계엄을 방조한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구속 기로에 섰다.

전직 국무총리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건 헌정사상 처음이다.

앞서 조은석 내란·외환 특별검사는 한 전 총리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방조범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한 전 총리의 구속영장에는 윤 전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언제 어떻게 선포문을 받았는지 기억이 없다"고 주장하는 등 위증한 혐의도 적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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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 최초' 국무총리 구속심사
이르면 27일 밤 발부 여부 결정
특검 "尹 계엄 제지 않고 방조"
사후 선포문 관여·위증 혐의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 방조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대기 장소인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국정 2인자'로 12·3 불법계엄을 방조한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구속 기로에 섰다. 전직 국무총리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건 헌정사상 처음이다. 법원이 한 전 총리의 영장을 발부하면 앞서 재판에 넘겨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이어 세 번째 구속 수감되는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이 된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7일 오후 1시 30분부터 3시간 30분가량 한 전 총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앞서 조은석 내란·외환 특별검사는 한 전 총리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방조범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날 오후 1시 18분쯤 법원에 도착한 한 전 총리는 '계엄을 정당화하기 위해 국무위원들을 부른 것이냐' '대선 출마는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였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일체 답변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향했다.

특검팀은 이날 심문에 김형수 특검보와 김정국 차장검사 등 검사 7명을 투입해 범죄 혐의, 사안의 중대성, 증거인멸 우려 등을 설명했다. 특검팀은 54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더해 25일에는 362쪽에 달하는 구속 필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날 법정에선 160쪽짜리 프레젠테이션(PPT) 자료와 함께 한 전 총리의 기존 주장을 무력화할 대통령실 폐쇄회로(CC)TV 영상, 사건 관계자 진술 등이 제시됐다.

특검팀이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한 혐의는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이다. 국무총리는 대통령의 헌법 수호 책무를 보좌하면서도 자의적 권한 행사는 견제해야 하는데, 위헌·위법한 계엄 선포에 따른 내란 행위를 제지하지 않고 방조했다는 것이다.

한 전 총리는 지난해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선포 계획을 들은 뒤 국무회의를 열자고 건의했다. 그는 '계엄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특검은 계엄에 합법적 '외관'을 씌워주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전 총리 건의를 받은 윤 전 대통령은 일부 국무위원들만 골라 호출했고, 정족수(11명)가 채워지자 국무회의를 진행했다. 한 전 총리가 계엄을 저지할 생각이었다면 국무위원 전원을 소집해 '날림 심의'를 막았어야 했다는 게 특검 시각이다.

한 전 총리는 계엄이 해제된 뒤 절차 하자를 은폐하고자 허위 계엄 선포문을 작성했다가 폐기하는 데 관여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행사,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공용서류손상)도 받는다. 특검팀은 일련의 과정이 모두 계엄의 불법성을 가리기 위한 범행이었다고 의심한다. 한 전 총리 측은 그러나 계엄에 반대했기 때문에 방조 혐의는 성립할 수 없다고 맞섰다.

한 전 총리의 구속영장에는 윤 전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언제 어떻게 선포문을 받았는지 기억이 없다"고 주장하는 등 위증한 혐의도 적시됐다. 그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선포문을 받았다'는 취지로 입장을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총리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이나 다음 날 새벽 결정된다. 한 전 총리는 심문이 끝난 뒤 서울구치소 내 구인 피의자 대기실에서 영장 발부 여부를 기다렸다.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즉시 석방되고, 발부되면 정식 수감된다. 한 전 총리가 구속되면 특검팀은 최장 20일간 추가 수사를 거쳐 재판에 넘길 계획이다.

위용성 기자 up@hankookilbo.com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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