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범 KBS 사장, '경영진' 입장에 허위사실 넣었다가 국회에서 혼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겨냥한 대목, 국회 과방위 질의서 '허위' 지적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KBS 사측이 '경영진 일동' 명의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를 비판한 입장문에서 주요 사실관계가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6일 KBS 결산을 위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KBS '경영진 일동'이 지난 20일 사내에 게시한 입장문의 진위 여부가 쟁점이 됐다. <본부노조는 즉각 '회사 흔들기'를 중단하십시오> 제목의 입장문에서 사측은 “(본부노조가) 또 사장을 흔들고 있다”라며 “그동안 본부노조가 퇴진을 주장하고 결과적으로 교체된 사장이 자그마치 다섯 명이나 된다”라고 했다.
과방위 회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박상현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오히려 사장께서 진짜 회사를 흔들고 계시는 것 같다. '땡윤뉴스' 당사자가 이런 성명 내는 것 자체가 모순인 것 같다”면서 사측을 비판했다. 구체적 사례로 그는 “지난해 12월 (박 사장) 취임한 후에 내란 상황을 다뤘던 '시사기획 창-대통령과 우두머리' 관련해 군사 독재에서나 있을 법한 검열 행위가 있었고, '추적60분'은 일방적으로 편성을 변경해버렸다. '항명과 복종'이라는 '시사기획 창' 관련해서도 제작진도 모르는 상황에서 편성 정보와 프로그램 제목, 내용이 외부로 유출돼 제작 자율성이 굉장히 침해 당했다”고 했다.
관련 질의에 나선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영진 일동' 성명서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을 이어갔다. 2009년 12월 KBS본부 창립 이후 KBS 사장은 권한대행을 제외하면 8명이며 임기를 채우지 못한 사장은 길환영, 고대영, 김의철 전 사장 세 명 뿐이라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이 자체가 허위사실”이라면서 “노사 문제도 아닌데 경영진이 특정 노조 비판하는 회사 공식 입장을 발표한 점도 매우 의아스럽다”라고 했다.
박상현 본부장도 “길환영 사장이 해임됐을 때 '세월호 참사'가 있었다. 대한민국 언론 신뢰도가 추락을 했고 KBS도 오보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그래서 그때 KBS본부 뿐 아니라 다른 노조도 길환영 사장 퇴진을 요구했다. 길환영 사장은 법원에서 해임이 정당하다는 판결까지 나왔다”고 말한 뒤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KBS노동조합도 '고대영 퇴진'을 내걸고 파업을 했다. KBS 내부에서 사실상 모든 사람이 고대영 사장 퇴진을 요구했는데 마치 KBS본부 노조가 단독으로 꾸민 일처럼 했다라는 부분들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했다. 임기를 못 채운 나머지 한 명인 김의철 전 사장은 전임 윤석열 정부에서 여권 주도로 해임됐다.
곧이어 최민희 과방위원장(민주당)이 “경영진 성명서 중에 노조에 의해 쫓겨났다는 다섯 명이 누구인가”라고 묻자, 박장범 사장은 “저도 확인을 해봐야 될 것 같다”며 바로 답하지 못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근거가 없는 내용이다. 본인도 (경영진 일동에) 포함된다고 인정했기 때문에, 다섯 명이라고 적시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박 사장은 “사장 퇴진 운동이 있었던 분들 같은데 김인규 전 사장, 길환영 전 사장, 조대현 전 사장”이라고 말하다, 최 위원장이 조 전 사장은 임기를 마쳤다고 지적하자 다시금 “김인규, 길환영, 조대현, 고대영, 박민 이렇게 언급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최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전 국민 대상으로 장난하시나. 길환영 사장,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라며 “결국은 박근혜 대통령이 그만두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김인규 전 사장에 대해서도 “안 쫓겨났다”며 “그런 거짓말을 경영진이 버젓이 써 놓고 그걸 또 거짓말로 답변하면 어떻게 하나”라고 따져 물었다.
결국 박 사장은 “다섯 명 누군지 확인하지 못한 측면이 있고 사실관계 명확하게 규명해서 틀린 부분 있으면 바로잡겠다”고 했다. 최 위원장이 거듭 “틀렸다”고 지적하자 박 사장은 “바로잡겠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최 위원장은 “이렇게 본부노조를 악마화하는 것이다. 박민 사장은 잔여임기를 마치고 나갔다. 잘못된 거다. 인정하시고 넘어가시라”고 강조했다. 박민 전 사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김의철 전 사장이 해임된 뒤 그의 잔여 임기를 수행한 보궐 사장이자, 박장범 현 사장과 더불어 윤 정부 낙하산 논란의 대상이다.
관련 질의를 했던 이주희 의원도 이어 “이 자리에서 명백하게 성명서 문구가 잘못이라는 게, 허위 사실이라는 게 밝혀지고 있다”라면서 “노조를 너무 적대시한다. 무엇 때문에 그러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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