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에 녹조가 번질 가능성?···광주 주암호 14년 만에 '관심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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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주요 식수원인 주암호에 14년 만에 조류경보가 발령되면서 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아직 식수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지만, 무더위가 이어질 경우 사태가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영산강청 관계자는 "관심 단계에서는 주민 건강이나 생태계에 직접적인 위협은 없다"며 "경보가 경계(유해남조류 세포 수가 1㎖당 1만셀 이상) 단계로 격상되더라도 정수장에 추가 조치를 요청해 수돗물 안전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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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안전 위험 수위는 아냐
폭염 지속 시 언제든 격상 가능
"주 1회 검사 지속…대응 강화"


"식수원에서 녹조가 번진다니 불안합니다. 우리가 먹는 물, 정말 안전한 거 맞나요?"
광주·전남 주요 식수원인 주암호에 14년 만에 조류경보가 발령되면서 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아직 식수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지만, 무더위가 이어질 경우 사태가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7일 영산강청에 따르면, 주암호에는 지난 21일 '관심 단계' 조류경보가 발령됐다. 지난 2010년 '조류 주의보(현 관심 단계)'가 발령된 이후 14년 만이다.
관심 단계는 2회 연속 시료 채취에서 남조류 세포 수가 1㎖당 1천셀 이상 검출될 때 내려진다. 지난 25일 조사 기준 주암댐 앞과 신평교에서 각각 1천510셀, 3천80셀의 남조류 세포가 확인됐다.
현재 육안으로는 물빛이 초록빛을 띠는 정도로, 아직 수면에 뚜렷한 녹조 띠가 형성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당국은 남조류가 언제든 급증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 있다고 설명한다.
녹조 현상을 일으키는 남조류는 강한 햇볕과 높은 수온, 그리고 집중호우 뒤 비점오염원(농경지·도로 등에서 빗물에 섞여 흘러드는 오염물질)이 대량 유입될 때 급속히 증식한다. 이번 주암호 역시 폭염과 폭우가 연달아 닥치면서 질소·인 등 영양염류 농도가 높아지고 수온까지 올라 번식에 최적의 환경이 만들어졌다.
주암호는 광주를 비롯해 순천, 화순 등에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지역의 핵심 식수원이다. 이에 주암호 조류경보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 주민들은 수돗물 안전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영산강청은 아직은 위험 수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영산강청 관계자는 "관심 단계에서는 주민 건강이나 생태계에 직접적인 위협은 없다"며 "경보가 경계(유해남조류 세포 수가 1㎖당 1만셀 이상) 단계로 격상되더라도 정수장에 추가 조치를 요청해 수돗물 안전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수 과정에서는 조류 독소나 냄새 물질을 걸러낼 수 있도록 고도처리 공정이 가동되고 있다. 취수구 앞에는 차단막이 설치돼 조류가 정수장으로 직접 유입되지 않도록 관리된다. 또 주 2회 선박을 활용해 녹조를 교란하고, 물순환장치도 기존 19대에서 7대를 늘려 총 26대를 가동 중이다.
이 같은 녹조 현상은 주암호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최근 전북 용담호·옥정호에서 남조류가 관심 단계 기준을 한 차례 초과했고, 낙동강에는 관심 단계, 대청호·보령호에는 경계 단계 조류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당국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주 1회 시료 채취를 이어가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방침이다. 경계 단계로 격상될 경우에는 주 2회 이상 조사를 진행한다.
영산강청 관계자는 "추가 분석 결과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폭염이 이어지면 조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비가 내려 수온이 떨어지면 조류가 완화될 수 있다. 수돗물 안전과 식수원 관리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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