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벌어도 배당못해"…보험사 밸류업 비상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2025. 8. 2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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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험사들의 배당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보험사의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최근 1년만 보더라도 3조원 넘게 증가하며 40조원(3월 말 기준)을 넘어섰다.

보험사들은 보험계약이 늘수록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이 커져 배당 등 주주환원에까지 제약이 발생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 국내 생명·손해보험사의 해약환급금준비금은 40조5074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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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회계제도 개편 영향
배당보다 해약환급 준비 우선
1년새 3조원 늘며 40조 넘어서
당국, 규제비율 완화했지만
업계선 "원점 재검토해달라"

국내 보험사들의 배당에 비상이 걸렸다. 적립이 의무화된 해약환급금준비금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국내 보험사의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최근 1년만 보더라도 3조원 넘게 증가하며 40조원(3월 말 기준)을 넘어섰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말 그대로 소비자가 해약했을 때 환급금으로 돌려주기 위해 준비하는 자금이다. 보험계약 대량 해지 사태로 해약환급금이 부족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적립해두도록 한 제도다. 보험사들은 보험계약이 늘수록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이 커져 배당 등 주주환원에까지 제약이 발생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보험사는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 규제에 이미 해약환급금 대량 인출 위험이 반영돼 있으므로 소비자 보호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 국내 생명·손해보험사의 해약환급금준비금은 40조5074억원에 달한다. 2023년 3월에 비해 48%, 작년 1분기에 비해 9% 급증했다.

보험업계에서는 2분기에도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증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5대 생명보험사, 5대 손해보험사에 따르면 6월말 기준 해약환급금준비금은 29조8201억원으로 작년 말 25조3176억원에 비해 4조5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은 해약환급금준비금이 3조6312억원에서 4조6721억원으로 1조원 이상 증가했으며, 삼성화재도 1조원 가까이 불었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는 2023년 보험사 회계제도가 IFRS17로 변경되면서 도입됐다. 새 회계제도에 따라 보험사는 미래에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부채를 당시의 금리로 할인해 시가평가하게 돼 있다. 금리 상승기에는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므로 보험부채가 줄어드는 구조다. 이때 계약 당시의 원가로 평가한 해약환급금보다 시가로 평가한 보험부채가 적어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보험사는 해당 차액을 자본으로 적립할 수 있는데, 이를 활용해 과도한 배당을 시행하며 자본을 사외로 유출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해당 이익잉여금을 해약환급금준비금으로 적립하도록 했다. 하지만 고객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면 일단 부채로 처리하는 새 회계제도의 특성상 신계약 판매가 잉여금으로 전환되기도 전에 해약환급금준비금만 늘어나며 잉여금 배당이 차단되는 부작용이 관측됐다. 영업을 잘해서 신계약을 많이 할수록 주주 대상 배당을 실시하지 못하는 상황에 내몰린 셈이다.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한화생명은 작년 당기순이익이 별도 기준 17% 늘어났는데도 결산배당을 하지 못했다. 현대해상도 작년 역대 최초로 당기순이익이 1조원을 넘었음에도 결산배당을 하지 못했다. 이 회사가 결산배당을 하지 못한 건 23년 만이다. 보험업권에서는 향후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적립해야 할 기업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교보생명 등은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없으나 향후 적립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배당이 불가능한 기업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각 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콘퍼런스콜에서는 관련 질문이 잇따랐다. 한 보험사 임원은 "업계 전체적으로 볼 때 이 제도가 지속 가능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다"고 답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목소리를 받아들여 규제를 완화했다. 올해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이 170% 이상이면 해약환급금준비금을 80%만 적립하도록 한 것이다. 보험사에서는 전면적 손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보험사에 적용되는 지급여력비율에는 이미 과거 IMF 외환위기 당시 대규모 해약을 고려한 해약 위험(보장성 25%, 저축성 35%)을 반영하고 있어 고객 보호 장치로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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