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가자지구에 330억원 기부"...경제불안 화약고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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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가 팔레스타인에 대규모 원조 방침을 밝히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오랜 전쟁으로 고통받는 가자지구 주민을 돕는다는 취지이지만, 긴축 정책과 고물가로 말레이시아 국민들의 생계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수백억 원 대 자금을 해외로 보낸다는 결정에 민심이 들끓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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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지원 말고 서민 생활부터 챙겨라"

말레이시아가 팔레스타인에 대규모 원조 방침을 밝히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오랜 전쟁으로 고통받는 가자지구 주민을 돕는다는 취지이지만, 긴축 정책과 고물가로 말레이시아 국민들의 생계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수백억 원 대 자금을 해외로 보낸다는 결정에 민심이 들끓고 있어서다.
27일 말레이메일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지난 25일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서 가자지구 지원을 위한 1억 링깃(약 330억 원) 규모의 원조 기금 모금을 선언했다.
안와르 총리는 “78년 평생 이렇게 잔혹한 광경은 처음 본다”며 이스라엘을 향해 “시오니스트(유대 민족주의자)는 짐승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기금 모금은) 팔레스타인 국민을 위한 말레이시아의 지속적 헌신”이라며 주요 기업과 국민에게 기부 참여를 독려했다. 정부도 기금 조성에 상당 부분 기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슬람이 국교인 말레이시아는 오래 전부터 ‘이슬람 형제국’인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지지하며 이스라엘과는 외교 관계를 맺지 않았다. 2023년 10월 하마스와 이스라엘 전쟁이 발발한 이후에도 기금과 구호품을 보내는 등 가자지구 주민들을 도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말레이시아는 2023년에도 8,000만 링깃을 모금했는데 당시 1,000만 링깃은 정부가, 1,500만 링깃은 국부펀드 카자나 나시오날에서 지원했다”며 “이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말레이시아의 확고한 외교적, 국민적 지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국가 채무가 약 1조2,500억 링깃(약 413조 원)까지 치솟는 등 재정 건전성이 악화하자 안와르 정부는 수십 년간 이어오던 연료 보조금을 폐지했다. 한편에서는 세금을 인상하고 공무원 임금까지 삭감하며 긴축에 나서고 있다.

생활비 부담이 급격히 커진 가운데 대규모 대외 원조가 발표되자 온·오프라인 상에서는 “국민보다 팔레스타인이 우선이냐”는 불만이 쏟아졌다. 한 말레이시아 시민은 SCMP에 “(가자지구 주민을) 돕지 말라는 게 아니라, 먼저 우리 상황을 살펴봐 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원조금 투명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지난해 모인 8,000만 링깃 가운데 실제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얼마나 전달됐는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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