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리뷰]베르베르의 상상, 클래식으로 깨어나다
신작 소설 ‘키메라의 땅’ 클래식 무대로 선봬
세종솔로이스츠 연주…문학과 클래식 융합
"예술 장르 간 경계 허물며 새로운 경험 선사"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이자 상상력의 대가,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클래식 공연의 해설자로 나선 이색적인 무대가 펼쳐졌다.
지난 24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극장1에서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소설 '키메라의 땅'을 바탕으로 한 클래식 공연이 열렸다.
작가가 직접 대본을 집필하고 해설자로 무대에 오른 이번 공연은 세종솔로이스츠와 드니 성호의 기타, 최나경의 플루트 연주가 더해져 문학과 클래식 음악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선사했다.
문학과 음악, 상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이색적인 무대에 관객 560명이 몰리며 극장은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로 가득 찼다.
베르베르의 신작 소설 '키메라의 땅'은 제3차 세계대전 이후의 세계를 배경으로, 인간과 동물의 유전자가 결합된 새로운 생명체 '키메라'가 등장하는 이야기다. 이날 베르베르는 해설자로 직접 무대에 올라 알리스 카머러라는 진화생물학자의 시선을 통해 인류의 미래와 생존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졌다.
베르베르의 해설은 단순한 설명을 넘어 하나의 서사로 이어졌다. 그는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고, 음악과 함께 상상력을 자극하며 이야기를 이끌었다. "우리는 어떤 존재로 진화할 것인가?"라는 물음은 공연 내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의 프랑스어 해설과 한국어 자막은 문학적 깊이를 유지하면서도 관객과의 소통을 놓치지 않았다.
세계적인 앙상블 세종솔로이스츠는 이러한 문학적 상상력을 음악으로 풀어냈다. 베르베르의 해설이 끝날 때마다 드니 성호의 기타와 최나경의 플루트가 더해져 각 장면의 감정과 긴장감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특히 키메라가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불협화음과 급격한 전조를 통해 생명체의 낯섦과 위협을 음악적으로 구현해냈다.
관객은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따라가며 상상하고, 해설을 통해 사고하고, 음악을 통해 감정에 이입했다. 이 모든 과정은 하나의 예술적 흐름으로 이어졌고, 공연이 끝난 후에도 긴 여운을 남겼다.
공연을 본 한 관객은 "소설을 읽는 듯한 공연이었다. 음악이 상상력을 더해줬다"며 "베르베르가 직접 해설하니 이야기가 더 생생하게 다가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의 사인회가 이어졌다. 관객들은 작품에 대한 여운을 나누며 작가와 직접 소통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협업을 넘어 예술 장르 간의 경계를 허물고, 어떻게 새로운 감각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우리가 예술을 통해 어디까지 상상할 수 있는지를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계기가 됐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