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쌀값 20㎏ 7만원 육박…밥상·외식·농가 삼중고

이상만 기자 2025. 8. 2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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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벼멸구 피해로 수확량 감소, 정부 비축미 3만t 대여 공급
소비자는 장바구니 부담, 식당은 가격 인상 압박…농민은 가을 폭락 우려
쌀문화축제-농·특산물 수도권 나들이장터 모습.
쌀값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과 외식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도내 일부 지역 마트에서는 인기 쌀품종은 일찌감치 동이 나 진열대가 텅 비었고, 남은 상품도 20㎏ 한 포대가 6만5천원에서 많게는 7만9천원대까지 치솟았다.

지난 27일 경북 예천군 농협하나로마트 수변점.

매대에 쌓였던 주력 쌀은 이미 동났고, 남아 있는 '미소진미'에는 6만5천원의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6만2천원 선에서 거래됐으나, 올해는 3천원 이상 오른 셈이다. 안동 '백진주'는 지난해 7만5천원에서 올해 7만9천원으로, '양반쌀'은 6만2천원에서 6만8천원으로 올랐다. 영주 '귀품윤기' 역시 5만6천500원에서 5만8천원으로 상승했다.

장바구니를 들여다보던 시민들은 가격표를 확인한 뒤 "이럴 줄 알았으면 지난달에 미리 사둘걸"이라며 발걸음을 돌렸다.

구미와 상주 등 다른 지역 상황도 비슷하다. 구미 하나로마트에서는 예천 '미소진미'와 상주 '삼광쌀'이 동나면서 품귀 현상이 빚어졌고, 남아 있는 상품 역시 대부분 6만~7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외식업계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대구 북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2)씨는 "작년만 해도 20㎏ 한 포대가 5만원이면 구입했는 데, 지금은 6만원을 훌쩍 넘어 수익을 맞추기 힘들다"라며 "결국 공깃밥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예천 신도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45)씨도 "당장은 1천원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2천원대로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달 전국 평균 쌀값은 20㎏ 기준 6만573원으로, 평년보다 16.5% 이상 올랐다. 특히 경북 지역은 6만원 후반~7만원대의 고가 흐름을 보이며 체감 부담이 더 크다.

쌀값 급등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지난해 집중호우와 병충해로 수확량이 줄어든 가운데, 영천·고령·김천을 중심으로 번진 벼멸구 피해가 도정수율을 크게 떨어뜨렸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해 시장에서 20만t을 격리하면서 공급량이 줄어든 점도 한몫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산 전국 쌀 생산량은 358만5천t으로, 전년보다 3.2% 감소했다.

정부는 긴급 대응책으로 이달 말까지 정부 보유 양곡 3만t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다만 공매가 아닌 '대여' 방식을 택해, 내년 조생종 수확 후 다시 환수할 계획이다.

그러나 농민단체들은 오히려 '시장 교란'을 우려한다. 경북농민회 관계자는 "영천·성주 일대는 벼멸구 피해로 수확량이 20% 이상 줄었다"며 "지금 물량을 풀면 가을 수확기에는 가격이 급락하는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윤여호 예천군농협쌀조합 공동사업법인 대표는 "현재 쌀값은 열흘 단위로 1% 이상 오르는 추세"라며 "정부 공급 물량만으로는 수급 안정에 한계가 있어 10월 햅쌀이 본격 출하되기 전까지는 오를 수밖에 없다"라고 내다봤다.

결국 이번 쌀값 급등은 소비자와 외식업계, 농민 모두를 압박하는 삼중고로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는 밥 한 끼 가격에 한숨짓고, 자영업자는 경영난을 우려하며, 농민은 '폭락 리스크'에 전전긍긍하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