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예총-무용협회 갈등 고조··· 대표행사 줄줄이 파행

고은정 기자 2025. 8. 2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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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징계 놓고 입장차 장기화 우려
해오름동맹·울산예술제 등 '난항'
게티이미지뱅크

(사)울산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회장 이희석, 이하 울산예총)가 울산무용협회(회장 박선영)에 '2년 자격정지' 징계를 의결한 가운데, 무용협회가 재심의를 요청했지만, 양측 갈등이 봉합되지 않으면서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여, 지역 대표 행사 차질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징계 절차 불투명"…무용협회 반발

울산예총은 지난달 18일 열린 이사회에서 정관 제12조 5항(허위 사실 유포 및 회원단체 간 갈등 조장)을 근거로 울산무용협회에 대해 '2년 자격정지'를 의결했다. 이는 지난해 해외 공연 출연진 배정을 둘러싼 갈등이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울산무용협회 A 부회장이 협회에 사전 통보 없이 해외 공연에 참여해 무용협회 내부와 예총 간 갈등이 증폭됐다.

이에 울산무용협회는 "징계 과정의 투명성과 징계 사유의 명확성이 부족하다"며 강력히 반발해 이달 들어서만 세 차례에 걸쳐 재심의를 요청했다.

협회는 27일 울산예총에 공식 공문을 발송해 "징계 확정 통보도 받지 못한 상황"이라며 "29일 열리는 제5차 이사회에서 협회 입장을 소명할 수 있도록 박선영 회장의 회의 참석을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다.

해외·합동 공연 '무용' 빠져 공백

이번 사태는 곧바로 주요 행사에 공백을 드러내고 있다. 울산예총은 오는 9월 18일부터 23일까지 울산시 자매도시 중국 장춘을 공식 방문해 해외교류 공연을 펼치지만, 예년과 달리 무용협회가 빠지고 음악·국악·연예예술인협회만 참여한다. 매년 무용이 주축이 돼왔던 해외공연이 '앙꼬 없는 찐빵'이 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9월 27일부터 29일까지 울산·포항·경주 세도시 예술인들이 함께하는 '해오름동맹' 합동공연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개막식 주제공연 '우리같이 해봐요'에는 경주 무용·국악팀, 포항 현대무용·실용댄스팀이 무대에 오르지만 울산은 무용이 빠지고 연예예술인협회가 참여한다. 약 10년간 이어져 온 세 도시 간의 상징적 합동무대에서 울산만 무용협회가 배제되는 셈이다.

'울산예술제' 참여 불투명성

10월 23일부터 11월 9일까지 21일간 열리는 '울산예술제' 역시 불투명하다. 울산예술제는 울산 예술인들의 1년 결실을 집약해 보여주는 대표적 행사로, 무용협회는 매년 개막식 '예총찬가' 깃발춤과 주제공연 무용파트를 전담해 왔다. 더불어 무용협회 회원들은 별도의 예산을 받아 정기공연도 진행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무용협회의 참여 여부 자체가 불투명해져 행사 운영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울산예총 사무국은 "울산예술제는 모든 회원들이 함께하는 행사인 만큼 무용협회 참여 여부를 별도로 논의할 계획"이라며 "29일 이사회에서 관련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박선영 회장의 이사회 참석 여부는 불확실하다. 예총 사무국 관계자는 "울산예술제에 무용협회가 불참하면 예술제 운영에 리스크가 큰 건 사실이다. 회원들에게 불합리한 일이 발생해서도 안 된다"고 전했다.

전국무용제도 '나홀로 참가'

무용협회가 당장 직면한 현안은 9월 5일 대전에서 개막하는 제34회 전국무용제다. 울산 대표팀은 예총과 무관하게 출전하지만, 매년 예총 집행부의 협조와 응원단 지원을 받아왔던 관례와 달리 올해는 무용협회 단독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울산 대표 무용인들이 전국무대에 홀로 설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예술계 우려와 향후 전망

지역 예술계 안팎에서는 울산예총과 울산무용협회의 갈등이 장기화 될 경우, 울산의 대표 행사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해외교류공연, 해오름동맹합동공연, 울산예술제 등 무용이 핵심 역할을 해온 무대에서의 공백은 지역 예술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양측 모두 "예술제 행사와 무용협회 회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지만, 징계 문제를 둘러싼 입장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지역문화예술계에서는 향후 29일 열릴 울산예총 제5차 이사회가 이번 사태 해결의 분수령이 될지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고은정 기자 kowriter1@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