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의 수행 여정·불심, 책으로 만나다
스무살 나이 아르바이트 계기로 주지 시작
60년 인생사 정리 회고록·죽음 관련 책 펴내
내달 19일 오후 2시 홍륜사서 출판 법회 열려

스무 살 젊은 나이 불교에서 수행하던 그는 우연히 인천 청량산 아래 절에서 아르바이트할 기회가 있었다.
법당문에 창호지를 바르는 일이었다.
지붕이 허물어져 흉물스럽고 마루는 곳곳이 내려 앉아 빈집 같은 절을 보고 그는 주어진 일뿐 아니라 쓸고 닦고 고치고 수선하며 공간을 가꿨다.
역할을 마치고 돌아가려고 하니 사찰 측에서 수고비를 줬다. 봉투를 열어보니 절의 사정에 비해 많은 금액이었다. 그는 당시 어려운 형편에 공부하던 터였으나 차마 이걸 받을 수는 없었다.
"이 돈으로 사찰 내 방석을 사고 부처님 떨어진 손가락 수선비로 사용하시길 부탁드립니다" 하고 간곡히 사양했다.
이후 4개월이 지난날 해당 사찰 스님이 그에게 그 절을 물려주겠다고 했다.
제 일처럼 일하고도 삯도 마다하는 그를 높게 본 것이다. 이 절이 지금의 흥륜사이고 스무 살 청년 법륜스님은 그렇게 흥륜사 주지가 되었다.
그로부터 60년이 흘렀다.

한 자리에서 사찰을 확장하고 신도들을 맞이하며 한결같은 불심(佛心)을 보인 법륜스님이 그간의 지나온 인생을 정리한 회고록 <시공의 흔적>을 출간했다.
책에는 두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불가와 인연을 맺는 과정, 인천에서 불교의 설파뿐 아니라 시민사회 단체에서 활동한 역사 등이 차곡차곡 담겨 있다.
법륜스님은 <죽음 후의 새로운 삶>이라는 책도 함께 펴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죽음, 그러나 아무도 반기지 않고 또한 직시하기를 피하는 죽음을 그는 정면으로 바라봤다.
책은 불교의 윤회와 환생 사상에 입각해 사후세계와 현생의 관계를 정립하고 수행할 때 진정한 '부처'를 만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법륜스님은 "어느덧 팔순을 넘기며 지나온 시간을 헤아려 보니 무상한 세월 속에 새겨진 원력의 수레바퀴 자국이 아득하기만 하다"며 "보이는 일체 만상이 진실이 아니고, 들리는 모든 소리가 허망함을 알아야 비로소 근원에 이를 수 있음을 잘 알기에 항상 몸을 낮추고 초발심의 향로를 떠받들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책 두 권 발간과 보우당 법륜 스님 흥륜사 주지 취임 60주년을 기념하는 출판 법회가 9월19일 오후 2시 흥륜사 만불전에서 열린다.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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