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용산구가 핼러윈 안전 ‘대상’?…서울시, 논란에 급취소

박현정 기자 2025. 8. 2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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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주최한 '지역축제 안전관리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10∙29 이태원 참사에 부실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용산구가 핼러윈 안전 대책으로 대상을 받자, 참사 유가족들이 포상 취소와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 은평구를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도 이날 자신의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참사 당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재판을 받는 피고인(박희영 구청장)이 이제 와 새로 만든 매뉴얼로 안전관리 우수사례 대상까지 수상하는 건 진행 중인 형사재판에 영향을 주겠다는 의도로 읽힐 수밖에 없다"며 "오세훈 서울시장은 박 구청장을 지난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으로 위촉한 데 이어 '우수한 안전관리자'라는 포장지까지 씌워줬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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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영 용산구청장(오른쪽)과 김진배 용산구 안전재난과장이 2025년 지역축제 안전관리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용산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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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주최한 ‘지역축제 안전관리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10·29 이태원 참사에 부실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용산구가 핼러윈 안전 대책으로 대상을 받자, 참사 피해자들은 “유가족에게 두번, 세번 상처를 준 것”이라며 포상 취소와 사과를 촉구했다. 특히 대상을 직접 받은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이태원 참사 당시 안전관리를 부실하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으로 기소돼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앞서 용산구는 25일 보도자료를 내어 서울시 주최로 지난 22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2025년 지역축제 안전관리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1등)을 받았다고 홍보했다. 그러면서 “최종 본선에서 2024년 핼러윈 기간 이태원 일대에서 추진한 종합 안전대책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구는 ‘안전한 도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주최자가 없는 축제라도 안전은 지켜져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핼러윈 데이 사전 준비에서 사후 평가까지 안전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실행했다”고 소개했다.

박 구청장은 “이번 수상은 시민들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용산을 만들기 위해 직원들이 흘린 땀의 결실이며 용산구와 유관기관,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가 함께 이뤄낸 성과”라며 “협력 거버넌스를 기반으로 안전한 축제 환경의 표준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100일째를 맞았던 지난 2023년 2월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서울시가 박 구청장에게 안전관리 대상을 수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참사 피해자들은 모욕감과 참담함을 토로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27일 성명을 통해 “핼러윈 축제는 하나의 현상이고 주최자가 없는 축제이기 때문에 자신은 참사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며 책임을 부정해온 이가 박희영 용산구청장”이라며 “참사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에 대한 몰이해와 도덕적 감수성 부재에서 온 행정적 참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서도 포상 취소와 사과를 요구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이주영씨 아버지 이정민씨는 “얼마 전 참사 당시 출동한 소방관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황에서 이런 일까지 벌어졌다”며 “최소한의 공감 능력도 없는 서울시 태도에 답답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자신의 1심 재판에서 ‘해마다 핼러윈 데이가 개최됐지만 이처럼 대규모 인파 밀집으로 인한 압사 사고 위험은 없었고 예견할 수도 없었다’는 취지로 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을 폈다. 1심 법원은 지난해 9월 용산구청이 안전 관리에 직접적인 의무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지만, 검찰이 항소해 현재 2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 은평구(갑)를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도 이날 자신의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참사 당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재판을 받는 피고인(박희영 구청장)이 이제 와 새로 만든 매뉴얼로 안전관리 우수사례 대상까지 수상하는 건 진행 중인 형사재판에 영향을 주겠다는 의도로 읽힐 수밖에 없다”며 “오세훈 서울시장은 박 구청장을 지난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으로 위촉한 데 이어 ‘우수한 안전관리자’라는 포장지까지 씌워줬다”고 비판했다.

용산구 수상에 대한 논란이 일자 서울시는 이날 오후 “안전관리 우수사례 경진대회는 워크숍 성격의 행사로 용산구가 (수상 내용을) 필요 이상 과도하게 홍보했다”며 “대상 수여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또 “오세훈 시장은 ‘유족들의 고통과 아픔을 헤아리지 못한 너무도 상식밖의 일이었다’며 관계자들을 질책한 뒤 즉시 경위를 설명, 사과하고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서울시가 올해 7월 작성한 ‘2025년 지역축제 안전관리 우수사례 선정계획’을 보면, 1차 심사(7월28일~8월4일)와 2차 현장발표 경진대회(8월22일)를 거쳐 9월 말 시장 표창과 시상금 수여가 예정돼 있었다. 이에 대해선 “서울시장상 수여를 위한 공식 절차가 진행된 건 아니다”라고 서울시는 해명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장종우 기자 whddn3871@hani.co.kr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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