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수몰’ 조세이 해저탄광서 사람 뼈 확인···“일본 정부, 수습 협력해야”
일본 언론 “희생자 유골일 가능성”

일제강점기 조선인 노동자 136명이 숨진 일본 조세이 해저탄광에서 최근 잇달아 발견된 뼈가 사람의 것으로 27일 확인됐다고 공영방송 NHK 등이 보도했다. 현지 언론은 정부의 적극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경찰은 조세이 탄광에서 발견된 여러 개의 뼈를 조사한 결과 사람의 것으로 확인됐다고 이날 밝혔다. 조세이 탄광 수중 갱도에서 사람 뼈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일본 시민단체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새기는 모임)은 수중 갱도 조사 작업을 벌인 결과 지난 25일 대퇴골 등 사람 뼈로 추정되는 물체 3점을 발견한 데 이어 26일엔 두개골을 찾아내 경찰에 조사를 요청했다.
NHK는 “(수몰 사고) 희생자의 유골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DNA 감정 등 신원 확인 절차를 어떤 기관이 어떻게 진행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간 일본 정부는 유골 수습과 사건 진상 조사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 왔다. ‘전몰자(전쟁으로 죽은 사람) 유골수집추진법’은 유골 수습을 국가 책임으로 규정하지만, 후생노동성은 조세이 탄광 희생자들의 경우 노동 중 사고를 당한 사람들이어서 전몰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 또 일본 정부는 유골 위치가 부정확하고 조사 때 안전성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조사에 소극적이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조간 1면에 두개골 등 발견 내용을 메인 기사로 배치하고 “(이번 발견은) 민간인을 뒷전으로 미뤄 온 전몰자 유골 수습 역사에 있어 획기적인 전환점으로, 국가 정책의 재검토를 촉구하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신문은 “조세이 탄광의 수몰 사고는 전쟁 중 전략 물자를 채굴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광의의 전몰자”라는 전문가 의견을 전했다.
새기는 모임 의뢰로 잠수 조사에 나섰던 수중 탐험가는 “잠수 조사를 반복하면 뼈를 수습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이번 유해 발견 의의를 신문에 설명했다. 하마이 가즈후미 데이쿄대 교수는 “일본인도 많이 숨진 사고 현장에서 유골이 수습된 이상 ‘전몰자나 군인·군속이 아니므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식의 논리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일본 측에는 유골 수습 및 신원 확인 경험과 기술이 있으므로, 인도적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세이 탄광 참사는 태평양전쟁 발발 이후인 1942년 2월 3일 일본 혼슈 서부 야마구치현 우베시 해안에서 약 1km 떨어진 해저 지하 갱도에서 발생한 수몰 사고다. 갱도 누수로 시작된 이 사고로 조선인 136명과 일본인 47명 등 모두 183명이 사망했다.
새기는 모임 등은 일본 정부에 희생자 수습 및 사고 경위 규명을 요구했으나, 일본 정부는 유골 매몰 위치가 분명치 않고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부해 왔다. 이에 새기는 모임 등은 지난해 9월 직접 수중 조사를 시작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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