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두의 반격…"10년 무명 넘어 글로벌 팹리스로"

강민경 2025. 8. 2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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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5 흥행에 글로벌 고객 확보 본격화
고정비 안정화…"매출 늘면 이익 직결"
중국 합작법인·PMIC로 新성장 동력 마련
이지효 파두 대표가 27일 창립 10주년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빅테크 중심 AI 시장 선도를 주제로 파두2.0 비전을 제시하고있다./사진=파두

데이터센터 반도체 전문기업 파두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지효 대표는 2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0년간 시행착오를 거치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했다"며 "AI 데이터센터 시대의 핵심 플레이어로 3년 내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파두는 지난 2015년 서울대 연구진을 중심으로 출범했다. 회사가 처음 겨냥한 시장은 SSD 컨트롤러였다. 당시 SSD 컨트롤러는 기존 하드디스크(HDD) 방식의 느린 전송 규격을 억지로 따라 쓰던 단계에서 SSD 전용으로 설계된 규격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었다. 쉽게 말해 'HDD 틀에 맞춘 SSD'에서 'SSD만을 위한 새로운 규격'으로 바뀌던 시기였다. 

SSD 컨트롤러는 낸드플래시 메모리와 서버·PC 중앙처리장치(CPU) 사이에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두뇌' 역할을 한다. 데이터 전송 속도와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반도체로, 성능과 신뢰성에서 제품 경쟁력을 가르는 관건으로 꼽힌다. 이 대표는 "한국이 강점을 지닌 메모리 반도체와 가장 가까운 시스템 반도체가 SSD 컨트롤러"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팹리스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초기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파두는 3세대(Gen3) SSD로 글로벌 고객 진입에 성공했지만, 코로나19와 반도체 불황으로 4세대(Gen4) 전환은 좌초됐다. 이 대표는 "2018년 세계 최고 성능의 제품을 내놨지만 '이름 없는 한국 업체 칩을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쓰겠느냐'는 불신이 컸다"고 회고했다. 실제 매출이 본격화된 건 7년이 지난 2022년 하반기였다.

AI 붐은 전환점이 됐다. GPU 중심 구조로 시장이 재편되며 SSD·네트워크·스토리지의 성능 요구가 10배 이상 뛰어올랐다. 파두는 이 기회를 바탕으로 5세대(Gen5) SSD를 공급하기 시작, 글로벌 4대 하이퍼스케일러 중 2곳과 서버 선도기업 2곳에 진입했다. 세계 6대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업체 중 절반 이상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내년 흑자 자신" 배경은?

파두 실적 추이./그래픽=비즈워치

수익성에 대한 전망도 내놨다. 이 대표는 "완제품 SSD보다 컨트롤러 반도체 매출 비중이 50% 이상으로 유지될 것이며 이쪽이 압도적으로 수익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완제품 SSD는 매출 규모는 크지만 원가 구조상 마진이 낮고, 반대로 컨트롤러 반도체는 부가가치가 높아 수익성에 직결된다.

그는 파두의 비용 구조도 짚었다. 파두는 연구개발비와 인건비 등 고정비 비중이 크다. 과거에는 인력 확충에 투자가 집중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지연됐지만, 현재 인력이 약 300명 선에서 안정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매출이 늘어날수록 추가 비용 없이 이익이 고스란히 반영되는 구조가 갖춰졌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고정비가 안정화된 만큼 매출 증가에 따라 수익성 전환이 가능하다"며 "내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전략도 공개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수요의 30%를 차지하는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지만 미국의 수출 규제와 중국 정부의 '국산 부품 사용' 정책이 겹쳐 진입 장벽이 높다. 이에 파두는 핵심 기술은 국내에 두고 비핵심 영역만 현지 파트너와 공유하는 방식으로 합작법인을 설립해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중국은 리스크가 크지만 동시에 기회도 큰 시장"이라며 "합작법인을 통한 현지화 전략으로 규제를 피해가면서 시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파두는 전력관리반도체(PMIC)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SSD 컨트롤러와 패키지로 결합된 고성능 PMIC를 개발해 글로벌 공급을 시작했다. 이는 단순 신사업이 아니라 전력 효율화라는 구조적 수요를 겨냥한 포석이다. 컨트롤러와 PMIC를 함께 공급해 고객 '락인 효과'까지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 전략으로 평가된다.

이 대표는 "핸드폰에 쓰이는 저가 PMIC가 아니라 데이터센터 GPU·SSD용 하이엔드 제품을 겨냥했다"며 "컨트롤러에서 입증한 경쟁력을 전력 반도체로 확장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첫 제품 매출까지 7년, 글로벌 고객 신뢰를 얻기까지 10년이 걸렸고, 이제 경험 자체가 우리의 가장 큰 자산"이라며 "AI 데이터센터라는 거대 전환기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시스템 반도체 팹리스로 자리잡겠다"고 덧붙였다.

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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