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3박6일 美日 순방 마치고 새벽 귀국…트럼프 사로잡았다

이원광 기자, 필라델피아(미국)=김성은 기자 2025. 8. 2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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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워싱턴=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5.08.26.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


이재명 대통령이 숨 가빴던 3박6일의 미국·일본 방문 일정을 마치고 28일 새벽(한국시간)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이번 순방 중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두터운 신뢰를 확인하는 한편 '한미 제조업 르네상스' 등을 위한 한미 간 협력 확대라는 성과를 거뒀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도 한미일 협력 강화에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출발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 편으로 일본을 먼저 찾았다. 이 대통령 취임 후 첫 방일로, 한국 대통령이 양자회담의 첫 방문국으로 일본을 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이날 일본 도쿄 한 호텔에서 재일동포들과 만나 "역사적 고비마다 발 벗고 고국에 손을 내밀어주셨다. 여러분의 애국심을 꼭 기억하고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재일동포들이 군사정권 아래 간첩으로 몰려 억울하게 희생됐던 역사를 거론하며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공식적으로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해 장내를 숙연하게 했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3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회담을 갖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재판매 및 DB금지) 2025.8.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이 대통령은 같은날 도쿄 총리 관저에서 이시바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하며 한일 '셔틀외교'의 재개를 알렸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경제 분야에서 수소·AI(인공지능) 협력을 강화하고 안보 분야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기로 했다. 저출산, 고령화, 재난, 안전 등 공통의 문제를 두고는 해결 방안 모색을 위해 협의체도 출범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이같은 회담 결과를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밝히고 문서화했다. 한일 정상이 합의 내용을 문서로 발표한 것은 2008년 4월 이명박 전 대통령과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이후 17년 만이다.

이번 한일정상회담은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준비하는 성격도 있었다. 한일정상회담 중 소인수회담은 당초 20분보다 길어져 약 1시간 진행됐는데 이 때 이시바 총리가 이 대통령에게 대미 협상과 관련한 조언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대통령은 "(일본과 소인수회담은) 사실 거의 대부분 미국과의 협상 얘기를 하느라 지연됐다"며 "(일본 측이) 아주 많고 자세한 얘기를 해줬다"고 밝히기도 했다.

[도쿄=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3일(현지 시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한일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8.24. bjko@newsis.com /사진=최동준


일본 도쿄에서 곧바로 워싱턴D.C.로 날아간 이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했다. 이날 백악관 오벌오피스(집무실)에서 진행된 소인수회담 겸 언론 질의응답은 낮 12시43분부터 1시36분까지 약 53분간 진행됐다. 전체 내용이 생중계됐는데 예정됐던 30분을 훌쩍 넘길만큼 분위기가 좋았다. 비공개 오찬을 겸한 확대회담까지 포함한 전체 회담 시간은 예정된 2시간을 넘긴 약 2시간20분에 달했다.

이날 회담 전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 특별검사팀의 교회·미국기지 압수수색과 관련 "(한국에서) 숙청이나 혁명이 일어나는 상황 같다"며 "그런 상황에서는, 그곳에서는 사업을 할 수 없다"고 적었다. 회담 시작 시점마저 백악관 일정으로 30분 늦춰지자 회담에 적신호가 들어온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워싱턴=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8.26. bjko@newsis.com /사진=


그러나 회담이 시작되자 이는 기우였음이 드러났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스 메이커'(peace maker)로서의 역할이 정말로 눈에 띄는 것 같다"고 해 다소 경직된 회담장 분위기를 풀었다. 또 "(한반도)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이라며 "대통령께서 피스메이커를 하신다면 제가 페이스메이커(pace maker)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크게 웃었다. "영화로 보면 극적 반전이 있는 화제작"(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수석)이라는 내부 평가가 나온 이유다.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저서 '트럼프: 거래의 기술'(Trump: The Art of the Deal)을 탐독하는 등 철저하게 준비함으로써 반미·친중 성향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했다는 평가다. 강훈식·수지 와일스 한미 비서실장이 사상 처음으로 '핫라인' 구축한 것도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로 꼽힌다.

[워싱턴=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8.26. bjko@newsis.com /사진=


실리도 챙겼다. 이 대통령은 25일 워싱턴D.C.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대한민국이야말로 미국의 제조업 르네상스를 달성할 최적의 파트너"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선 △AI(인공지능) 반도체 등 첨단산업 △조선·자동차 등 주력 제조업 △방산(방위산업)·원전(원자력 발전) 등 전략산업 △콘텐츠 등 문화산업 등 전산업을 망라한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방안이 논의됐다.

조선업 협력은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조선업 협력은 중국 견제를 위해 신규 군함 건조 및 군함 유지·보수·정비(MRO) 역량을 끌어올리려는 미국 측 수요에 맞춘 카드다. 이 대통령은 한국행 공군 1호기에 오르기 전 26일 필라델피아에서 한화오션·한화시스템이 인수한 필리조선소를 시찰하며 양국 조선 분야 협력에 힘을 실었다.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원전 운영 등을 위해선 핵심 원료인 농축우라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는데, 한국은 한미원자력협정에 따라 농축도 20% 미만의 저농축우라늄만 생산할 수 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원자력 협력과 관련해) 정상 간 의미 있는 논의가 있었고 앞으로 추가 협의 있을 것"이라며 "몇 갈래로 진행이 되고 있는데 상세히 소개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 숨가빴던 3박6일 방일·방미 일정/그래픽=윤선정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필라델피아(미국)=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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