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토하는 마음으로 소설 썼다”는 강만수의 나라 걱정

임인택 기자 2025. 8. 2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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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80)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첫 소설집 '최후진술' 출간과 함께 2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북콘서트를 열었다.

강 전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감옥이 소설을 쓰게 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감방에서 60여권 노트에 글을 썼고 피를 토하는 마음으로 쓴 것이 '최후진술'"이라며 "원망스러운 조국에 대한 마지막 봉사로 생각하고 쓴 씻김굿의 제물"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통상 회고록으로 쓰일 주제와 내용이나, 강 전 장관은 '소설' 형식을 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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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첫 소설집 ‘최후진술’ 북콘서트
‘억울한 옥살이’ 주장 자전 소설과 함께
검찰·언론·국가 비판…“저출산은 선물”
강만수(80)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오후 열린 ‘최후진술’ 북콘서트를 마치고 마지막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강만수(80)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첫 소설집 ‘최후진술’ 출간과 함께 2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북콘서트를 열었다.

강 전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감옥이 소설을 쓰게 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감방에서 60여권 노트에 글을 썼고 피를 토하는 마음으로 쓴 것이 ‘최후진술’”이라며 “원망스러운 조국에 대한 마지막 봉사로 생각하고 쓴 씻김굿의 제물”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소설집 8편 가운데 7편이 1970년 행정고시 합격과 함께 시작한 엘리트 공무원으로, 70년대 부가세 도입, 90년대 구제금융 대응 등을 주도하며 겪은 고초의 비사와 분노·비애의 정동을 줄기로 한다.

그는 “아프리카보다 가난한 조국이 선진국이 되는 데 평생 헌신했는데 조국이 준 건 고독과 슬픔과 분노와 수치의 감옥”이라며 “양심의 가책 없이 0.001%도 동의하지 못하는 감옥살이를 4년8개월 했다”고 말했다. 이는 중편 ‘최후진술’의 본연이기도 하다. 작중 비판받는 이들 또한 추정될 만하다. 강 전 장관은 산업은행장 재직 당시 대우조선해양 비리 연루 혐의로 2016년 말 구속되고, 이후 3심을 거쳐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통상 회고록으로 쓰일 주제와 내용이나, 강 전 장관은 ‘소설’ 형식을 빌렸다. 그는 “가족이 극렬히 반대했다. 다큐멘터리(사실적 기록)로 썼을 때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고 해서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았다”며 “허구일지 사실로 볼지는 여러분 몫”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소설가를 꿈꿨던 자신의 고교 시절을 회고했다.

중편 ‘최후진술’은 지난해 이중근 부영 회장이 운영권을 인수한 전통의 월간문예지 ‘문학사상’의 복간호에 실린 바 있다. 완성된 그해 10월 복간호를 이 회장 쪽이 돌연 폐기하면서 소설은 올해 ‘월간조선’에 연재됐다. 강 전 장관은 2023년 광복절을 맞아 이 회장과 함께 특별사면 받은 뒤 부영 고문을 맡고 있다.

이날 2시간가량 진행된 북콘서트는 강 전 장관의 검찰, 언론, 국가 등에 대한 성토로 채워졌다. 금융실명제, 검찰의 구속수사 방식 등을 비판했다. 자신의 처지를 빗대, 금융실명제 시행과 함께 “대통령은 물론, 여기 모인 청중 가운데도 90%가 배임으로 기소될 수 있다”며 “실명제는 지구상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세종 행정도시를 두고선 “거기로 가면 안 된다. 사람이 살 곳이 아닌데 어떻게 공직자들이 거기 앉아서…, 개미 새끼 한마리 다니지 않는 데”라며 “모든 걸 다 뺏긴 제 처지에서 어떻게 후배 관료들과 국민들에게 희망을 말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행사엔 윤증현·윤진식 전 장관, 임종룡 전 금융위 위원장(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용섭 전 국회의원, 정규재 언론인 등 100여명이 찾았고, 이중근 부영 회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경호 국회의원(국민의힘) 등이 화환을 보내왔다. 강 전 장관은 이날 저출생 문제를 두고 “신이 먼저 보낸 선물”이라며 “에이아이(AI)로 실업자가 쏟아질 텐데, 저출산은 그런 점에서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행사장 입구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주형환 부위원장이 보낸 화환이 놓여 있었다.

한편, 부영 쪽 ‘문학사상’ 인수와 제작에 있어 막후 역할을 했던 강만수 고문은 최근 ‘문학사상 운영권 무상 매각설’ 등에 관해 “노코멘트하겠다”고 한겨레에 말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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