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인사이드] 정성호 법무장관, 檢 수사-기소 분리에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과 관련해 연일 더불어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검찰의 수사와 기소 기능을 분리해야 한다는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추진 방식에는 이견이 있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선 정 장관이 현실에 맞는 검찰개혁안을 만들기 위한 공론화에 본격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정 장관은 개인 페이스북에 “검찰이 수사 권한을 갖는 것은 안 된다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썼다. 이어 “다만 어떻게 설계해야 중대 범죄에 대한 수사 역량을 유지하고 수사권한의 오남용을 방지하고 민주적 통제를 제대로 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을 이야기했다”고 했다. 정 장관이 25~26일 국회에서 검찰개혁과 관련해 한 발언이 여당 안(案)을 반대한다는 취지로 해석되자 해명하는 글을 쓴 것이다.
민주당은 현재 검찰청을 폐지하고, 행정안전부 산하에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해 주요 수사를 맡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검찰이 하던 기소·공소 유지 업무는 법무부 산하에 신설하는 공소청에서 전담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또 국무총리실 산하에 국가수사위원회를 설치해 모든 수사기관을 감사하고 수사 심의 등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검찰이 1차 수사는 물론 경찰 수사에 대한 보완수사도 못 하게 하고, 기소와 공소 유지만 담당하게 한다는 것이다.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정 장관에게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그렇다”면서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거나 인지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은 분리해낸다는 게 1차적인 목표”라고 했다.
다만 정 장관은 “현재는 (검찰이) 보완 수사 요구 또는 재수사를 할 수 있는데, (사건이) 핑퐁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과거보다 사건 처리 기간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이런 문제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건) 전건 송치를 할 것인지, 전건 송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지휘권을 줄 것인지,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정 장관은 민주당이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경찰·국가수사본부·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4개 수사기관이 모두 행안부 밑에 들어가면 권한이 집중된다”고 했다. 또 기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헌법상 검찰총장 임명 관련 규정들과 검사 관련 규정들도 있기 때문에 위헌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고 했다.
국수위에 대해서는 “지금 나와 있는 안에 의하면 국수위가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한 이행을 담당하게 돼 있는데 최근 통계에 4만 건 이상 된다”며 “독립된 행정위원회가 4만 건 이상 사건을 다룬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2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이 ‘검찰 조직을 폐지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묻자 정 장관은 “검찰을 해체한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검찰이 수행해오던 기능을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민주당의 당론은 아직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1차 수사기관, 특히 경찰의 부실·봐주기 수사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는 꼭 필요하다”고 했다.
정 의원이 ‘검찰청 폐지로 검찰의 전문수사 역량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정 장관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금융 범죄 또는 조세 사건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아 고도의 수사 기법이 필요하고 법리적 쟁점들이 많다”며 “이러한 전문 수사 역량을 중수청에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법조계에선 정 장관이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평소 소신과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법조인은 “정 장관은 외골수처럼 직진하기보다 남의 편을 설득하고 내 편을 혼내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성 개혁에 집착하기보다는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 대통령 역시 18일 비공개 회의에서 정 장관에게 “민감한 핵심 쟁점이 있다면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고 충분히 공론화되고 갑론을박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옳다”고 당부하면서 힘을 실어줬다.
한편, 법무부와 민주당 검찰정상화특별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 국회에서 비공개 당정회의를 열고 검찰개혁안을 논의하기로 했으나, 일정이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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