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박정훈 긴급구제 기각’ 인권위 회의록 확보···김용원 본격 수사

최혜린 기자 2025. 8. 27.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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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의 정민영 특검보가 지난 26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수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과 관련한 외압 및 은폐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 대한 긴급구제 등을 기각할 당시 논의 내용이 담긴 회의록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인권위 군인권소위 위원장인 김용원 상임위원이 외부로부터 회유 등을 받은 뒤 이를 기각했다고 의심한다. 특검팀은 최근 김 위원을 출국금지하고, 인권위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27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특검팀은 최근 인권위에서 군인권보호 소위원회 회의록 등을 제출받았다. 김 위원은 수사 외압 의혹을 강하게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가 돌연 입장을 바꿔 박 대령 측이 낸 긴급구제 신청을 기각했다. 당시 회의와 관련된 자료는 모두 비공개 처리돼 군인권소위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경위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군인권소위 위원장인 김 위원은 수사외압 의혹이 불거진 2023년 8월9일 성명을 내고 국방부 검찰단의 채상병 사건 수사자료 회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성명에서 “회수한 해병대 수사단 수사자료를 곧바로 다시 이첩하고 박정훈 단장에 대한 항명죄 수사는 즉각 보류하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군인권센터가 박 대령에 대한 긴급구제 신청을 내자 김 위원은 같은 달 29일 이를 기각했다. 약 20일만에 갑자기 입장이 바뀐 것인데, 긴급구제 신청이 접수된 날(2023년 8월14일) 김 위원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47초간 통화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군인권소위는 지난해 1월 박 대령에 대한 진정 사건도 기각했다.

특검은 김 위원이 이 전 장관과 통화한 뒤 입장을 바꿔 박 대령과 관련한 안건을 기각했다고 의심한다. 군인권센터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박 대령 사건을 살폈던 인권위 조사관들은 “피해자(박 대령)가 정당한 수사 활동에 대한 부당한 외압을 받는다고 느낄 만한 상당한 정황이 있다”며 해당 진정을 인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특검팀은 최근 김 위원을 출국금지하고 인권위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당시 박 대령에 대한 진정 사건을 인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조사관 등도 특검에서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은 조만간 군인권소위 위원 등 다른 관계자들과 김 위원도 불러 긴급구제 기각 경위를 확인할 방침이다.

특검법은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인권위의 은폐, 무마, 회유, 사건 조작 등 직무유기·직권남용 관련 불법행위를 수사 대상으로 정한다. 이에 특검팀은 군인권센터가 김 위원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한 사건을 이첩받아 수사 중이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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