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하청 1890명의 원청 고발… “노동계 ‘기업 길들이기’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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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산하 하청업체 노조원 1890명이 원청인 현대제철을 상대로 집단고소에 나섰다.
이를 두고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시행까지 6개월의 유예기간이 있는데도, 노동계가 원청을 대상으로 한 직접교섭의 근거를 담은 노란봉투법을 명분 삼아 '실력 행사'를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통과된 노란봉투법은 파업 노조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고, 하청 노조의 원청에 대한 직접교섭권을 부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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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노사 갈등으로 몸살
노조 측 ‘200억 손배소 취하’ 압박도
네이버·조선업계도 교섭 요구
“불법행위 법적비난 근거 소멸
대기업 경영활동 어려워질 것”

현대제철 산하 하청업체 노조원 1890명이 원청인 현대제철을 상대로 집단고소에 나섰다. 이를 두고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시행까지 6개월의 유예기간이 있는데도, 노동계가 원청을 대상으로 한 직접교섭의 근거를 담은 노란봉투법을 명분 삼아 ‘실력 행사’를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이 같은 집단행동에 대해 노조의 ‘기업 길들이기’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대제철과 갈등을 빚던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하청노조) 노조원 1890명은 27일 현대제철 경영진을 검찰에 고소했다. 하청노조는 “그동안 원청인 현대제철이 하청 노동자와 교섭하지 않았다”며 이 같은 행위가 노조법상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산업안전 문제에서 원청 기업이 하청노조의 직접교섭에 응해야 한다는 지난달 서울행정법원 판결 등을 근거로 들었다.
현대제철은 노란봉투법 시행 이전부터 원청 기업과 하청노조 사이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현대제철은 2021년 하청노조가 정규직 전환 등을 주장하며 50여 일간 충남 당진제철소 점거·농성을 벌인 행위 등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노조원 180명을 상대로 200억 원대, 461명을 상대로 46억 원대 등 손배소를 각각 제기했다.
하지만 노란봉투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 전인 이달 13일 하청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46억 원 규모의 손배소를 취하했다. 원청인 현대제철이 법 통과 이전부터 사실상 노조에 ‘백기’를 들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노란봉투법이 국회 문턱을 넘은 다음 날인 지난 25일 하청노조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짜 사장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나머지 200억 원대 손배소 취하도 압박했다.

재계는 이번 현대제철 하청노조의 집단고소를 두고 노란봉투법을 명분으로 한 노조의 고소·고발이 봇물처럼 쏟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번에 통과된 노란봉투법은 파업 노조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고, 하청 노조의 원청에 대한 직접교섭권을 부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노조의 전방위적인 파업과 교섭은 용인하면서도, 이에 대한 기업의 방어권을 사실상 무력화한 셈이다.
하청 노조들의 집단행동은 산업 전반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린웹서비스·스튜디오리코 등 네이버 산하 6개 법인 자회사 노조는 이날 오후 경기 성남시 네이버 사옥 앞에서 임금 및 단체협상 결렬 등과 관련한 집회를 개최한다. 이들 역시 원청인 네이버에 직접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주요 조선소 사업장 노조로 구성된 조선업종노조연대도 최근 원·하청 이중구조 해소를 위해 HD현대·한화오션 등 원청에 공동 교섭을 촉구한 바 있다.
고용노동부는 향후 6개월의 법 시행 준비 기간 동안 노사 의견을 수렴한다는 방침이지만, 노란봉투법에 따른 부작용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실제로 6개월 뒤 법이 시행되지만, 불법 파업 내지 불법 교섭이라고 법적으로 비난할 근거가 사라진 상황”이라며 “노조의 강력한 집단행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선 국민대 법과대학 교수는 “원청인 대기업 입장에서는 노조의 집단행동에 대응하느라 사실상 통상적인 경영 활동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노란봉투법이 ‘시한폭탄’을 넘어 ‘폭탄’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지영·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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