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아의 금쏭달쏭]여기저기서 외치는 ‘스테이블코인’…대체 정체가 뭘까?

유진아 2025. 8. 2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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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핀테크 업계뿐 아니라 게임 등 정보통신(IT) 업계까지 연일 '스테이블코인'으로 들썩이고 있다. 국회에선 제도화를 위한 법안이 잇따라 발의됐고 글로벌 발행사와 주요 금융사들이 잇달아 접촉하면서 업계의 관심은 더 커지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이란 이름 그대로 '안정적인 코인'이다. 비트코인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가격이 출렁이는 대신 달러나 원화 같은 법정통화와 1대1로 맞춰 가치가 움직인다. 발행사가 현금이나 국채를 준비금으로 쌓아두고 교환을 보장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이다. 달러 연동형인 USDT(테더), USDC(서클)가 대표적이다.

왜 지금 스테이블코인일까. 돈의 판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중앙은행과 은행만이 돈을 발행하고 굴렸지만, 이제는 빅테크·핀테크 같은 민간 플랫폼이 디지털 화폐를 만들어 실시간으로 결제·송금을 처리한다. 해외 송금이나 온라인 결제처럼 수수료가 높고 시간이 오래 걸리던 서비스가 코인 한 번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은행과 카드사가 뛰어드는 이유도 분명하다.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해외송금·결제를 비자·마스터 같은 글로벌 결제망에 의존해 높은 수수료를 부담했지만,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직접 결제를 처리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는 미래 시장에 대한 선점 효과다. 현재 글로벌 거래액은 27조달러에 육박하는데, 이 가운데 99%가 달러 코인이다. 디지털 결제 표준을 누가 먼저 장악하느냐가 곧 금융 주도권으로 이어진다.

정부와 기업의 이해관계도 맞물려 있다. 미국은 달러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은 원화 주권을 지키기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려 한다. 이정현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국내에서는 통화주권 확보, 지급결제 인프라 혁신, CBDC 보완, 디지털 경제 대응력 제고라는 정책적 필요성이 맞물리며 도입 논의가 속도감 있게 전개되고 있다"며 "핵심 목적은 통화주권 보호와 외환시장 리스크 차단"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의 80% 이상은 USDT·USDC 같은 달러 코인이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소비자는 왜 스테이블코인을 써야 할까? 소비자 입장에서는 해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살 때나 해외 거주 가족·유학생 자녀에게 돈을 보낼 때, 혹은 게임 속 아이템을 구매할 때 복잡한 환전 절차와 높은 수수료를 피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기존에는 해외 결제 과정에서 카드 수수료와 환전 수수료가 이중으로 붙어 부담이 컸지만, 스테이블코인을 쓰면 그 과정을 건너뛸 수 있다. 가치가 달러나 원화 같은 법정통화에 고정돼 있어 '코인을 쓰면 손해 보지 않을까' 하는 불안도 덜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존 간편결제처럼 스마트폰에서 바로 쓸 수 있으면서도, 국경을 넘어서는 결제·송금에서는 오히려 더 단순하고 경제적인 수단이 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금융권 안에서는 여전히 찬반이 엇갈린다. 한국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면 은행 예금이 빠져나가 금융 불안을 키우고, 통화·외환정책 효과도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발행사가 준비금을 제대로 관리하는지, 파산 시 안전장치가 있는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이미 소비자 신뢰와 보호 장치가 갖춰진 은행·카드사와 달리 빅테크나 핀테크 기업들도 발행에 뛰어들 수 있어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2년 '루나·테라' 사태 때는 담보 구조가 무너지는 순간 가치가 순식간에 폭락하면서 투자자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바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도 "카드 결제나 간편결제 인프라가 이미 잘 갖춰진 한국에서 소비자가 굳이 스테이블코인을 선택할지는 의문"이라며 "아직은 제도적 기반과 신뢰성 확보가 더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투자 수단보다는 실물 결제와 송금 같은 제도권 서비스에 더 많이 쓰일 것으로 본다. 이 수석연구원은 "국내에서는 은행·핀테크가 주도하는 결제와 송금 서비스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제도권 편입 여부가 시장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생성형 AI가 생성한 이미지.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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