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보다가 “이게 왜 여기?”… 80년 전 나치에 약탈당한 명화 발견

문지연 기자 2025. 8. 2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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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매물 광고에서 '여인의 초상'으로 추정되는 그림이 포착됐다. /X(옛 트위터)

80여 년 전 나치가 네덜란드에서 약탈해 행방을 알 수 없었던 명화 한 점이 아르헨티나의 부동산 매물 광고에 등장했다.

26일(현지 시각)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인근 해안 도시에서 매물로 나온 한 주택 광고 사진에 ‘여인의 초상’(콜레오니 백작부인)이라는 그림이 등장했다. 소파와 테이블 공간을 촬영한 사진에서 소파 뒤 벽면에 걸린 커다란 그림이다.

이 그림은 후기 바로크 초상화가 주세페 기슬란디의 작품이다. 네덜란드 문화부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반환’으로 분류한 분실 미술품 중 하나다. 원래 네덜란드의 저명한 유대인 미술상 자크 고드스티커의 소유였으나, 그는 1940년 나치 침공을 피해 탈출하던 중 선박에서 추락사했다.

주세페 기슬란디의 작품 '여인의 초상'. /X(옛 트위터)

이후 그가 남긴 소장품 1100여 점은 몇 주 만에 ‘나치 2인자’로 불리던 공군 총사령관 헤르만 괴링에게 넘어갔다. 전쟁이 끝난 뒤 일부 작품은 독일에서 회수돼 네덜란드 국립 미술관에 전시됐고 2006년엔 202점이 고드스티커의 유일한 상속인인 며느리에게 반환됐다. 하지만 ‘여인의 초상’만은 행방을 알 수 없었다.

네덜란드 일간지 AD는 전쟁 당시 문서를 통해 이 그림이 괴링의 측근인 프리드리히 카드기엔 소유였다는 단서를 찾아냈다. 카드기엔은 1978년 71세 나이로 사망한 상태였고, 아르헨티나에 사는 그의 두 딸에게 수년간 연락을 시도했으나 거절당했다. 그러다 그들의 집이 매물로 나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부동산 사이트 링크를 확보했다. 이어 그곳에서 ‘여인의 초상’으로 추정되는 그림을 발견했다.

미술사학자들은 이 그림이 진품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실제 감정 없이는 단정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원 소유주인 고드스티커 가문 측 변호사는 “그림 회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상속인인 며느리도 “우리 가족의 목표는 고드스티커 컬렉션에서 약탈당한 모든 작품을 되찾아 유산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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