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대금 못갚은 건설사, IMF 이후 최고치 [부동산360]

서정은 2025. 8. 27. 09:4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신 갚아준 돈’ 30% 늘어 1500억
인건비 등 비용 오르는데 자금 경색
“건설업계 부진” 전망에 대책 필요
경기도 고양시의 한 건설 현장에서 작업자가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건설경기 불황으로 발주처나 하도급 업체에 줘야할 대금을 갚지 못하는 건설사가 늘고 있다. 부도를 내거나 파산한 건설사가 증가하면서 올해 건설공제조합이 대신 갚아주는 대금(대위변제액)은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공제조합의 대위변제액은 올 상반기 1500억원을 넘어섰다. 1년 전 같은 기간 1150억원에 비해 30%나 급증한 수치다.

건설공제조합은 건설보증을 통해 발주, 계약, 공사 진행 등 단계별로 손해가 발생할 경우 이를 보전하고 있다. 종합건설사가 부도 등 경영상황 악화로 하도급사나 협력업체에 공사대금을 주지 못할 경우 이를 대신 갚아주고 나중에 회수한다. 따라서 대위변제액 증가는 건설업황 악화의 바로미터로 볼 수 있다.

2022년 609억원이던 대위변제액은 2023년 1831억원, 2024년 2218억원으로 급격히 올랐다. 해당 기간 동안 대위변제액이 3배 이상 늘면서, 보증 잔액은 2022년 172조원, 2023년 167조원, 2024년 166조원으로 줄었다.

건설공제조합 관계자는 “국제통화기금(IMF)외환위기 및 리먼쇼크가 있었던 때 대위변제액이 2000억원대 중반까지 올랐었다”면서 “통상 상반기에 대위변제액이 많았던 것을 감안해도, 이 수준이라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건설업은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과 주택 주택 시장 부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자금경색 등으로 경기 반등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다 짓고도 팔리지 못한 준공 후 미분양도 올 상반기 2만6716가구에 달한다. 미분양은 분양대금으로 공사비를 정산하는 국내 건설 구조상, 유동성 압박으로 이어진다.

이렇다보니 문을 닫는 건설사도 증가세다. 올해 들어서도 시공능력평가 58위를 차지했던 신동아건설을 시작으로 삼부토건, 대흥건설 등 중견 건설사들이 연이어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종합정보망(KISCON)에 따르면 국내 종합건설사 연간 부도 건수는 2022년 5곳에서 2023년 9곳, 2024년 12곳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

건설사로부터 자금 회수가 어려워져 건설공제조합의 비용부담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위변제금 충당을 위해 쌓아두는 준비금적립액도 최근 들어 증가한 상태다. 건설공제조합의 준비금적립액은 2022년 2190억원에서 2024년 3390억원까지 35%가 늘었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정부가 건설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PF 사업장·공사비 정상화 등 각종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걸로는 역부족이라는게 중론이다. 당장 건설사들은 자금난부터 해소해야하는데, 당장 금융기관들부터 PF 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정부의 정책기조도 건설업황 개선을 어렵게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국내 경쟁성장률 전망치를 0.8%로 제시하며, 성장률 감소 원인으로 ‘건설투자 부진’을 꼽았다. 올해 건설투자 증가율도 -8.1%로 기존 전망보다 3.9%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최근 6·27 대책 등 대출 규제 강화와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건설현장 안전사고’ 관련 여파 등이 건설업 부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국책연구기관이 이례적으로 정부의 건설 관련 정책에 대해 사실상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건설공제조합도 대위변제액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대응에 나섰다. 건설공제조합은 올해 4월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해 보증대급금 감축 및 유동성 확보 등 재무건전성을 제고해 위기상황을 통제하는 중이다. 이달 18일부터는 보증한도 모형을 일부 변경, 수수료 조정 등에 나섰다. 매 5년마다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과정이지만, 최근 상황이 심상치않자 리스크관리에 중점을 뒀다. 보증한도 평가시, 신용도 반영 비중을 높이는 식으로 한도를 재배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공제조합 관계자는 “1만3000개 조합원사에 대한 보증한도를 일제히 재검토했다”며 “신용도 낮은 업체들이 보증기간을 분산하거나, 출자부담이 없는 보증기관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그러면서 “대위변제액 증가에도 상반기 자금운용 실적은 전년 대비 61% 증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유지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사 입장에서는 보증한도 조정 등으로 자금조달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수 밖에 없다”며 “정부에서 건설경기 활성화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체감할만한 실행력이 갖춰지는 것이 우선이고, 기존 대책을 보완할 추가적인 방안도 논의돼야한다”고 말했다.

부동산360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