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룰’ 회피 목적?… 지배구조 취약한 조동혁 회장이 지분 판 이유는
취약한 지배력 문제 해결할 근본적 방안은 아냐
자사주 의무소각 법안 도입 전 자사주 활용 카드 꺼낼 듯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이 ㈜GS에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한 이유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채무 상환을 위한 자금 마련 목적이라는 표면적 이유를 밝혔지만 업계에선 상법 개정에 따라 '3%룰'을 회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보유 지분을 줄여 최대주주 자리에서 내려온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대주주 지배력이 취약한 상황에서 경영권 분쟁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것이다.
한솔케미칼은 최대주주가 지분 13.34%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으로 변경됐다고 지난 25일 공시했다. 기존 최대주주는 지분 15.07%를 보유하고 있던 조 회장 외 특수관계인 10명이었지만 조 회장이 지분 2.72%를 ㈜GS에 약 550억원에 매각하면서 조 회장 외 특수관계인 보유한 지분이 12.33%로 쪼그라들어 2대 주주로 내려앉았다.
한솔케미칼은 재계에서 대표적으로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취약한 기업으로 꼽힌다. 조 회장이 처음 한솔케미칼의 최대주주에 올랐던 2001년만해도 한솔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지분을 더하면 지분율이 약 30%에 달했다. 하지만 한솔그룹이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계열사들이 한솔케미칼 지분을 장내에서 매각했고, 자금력이 부족한 조 회장이 추가로 지분을 확대하지 못하면서 지배력이 취약해졌다.
2022년부터 딸인 조연주 한솔케미칼 부회장 등에게 지분을 증여하며 승계 작업을 시작한 뒤로 조 회장의 직접 지배력은 더욱 약해졌다. 조 회장이 현재 보유한 한솔케미칼 지분은 4.72%에 불과하다. 조 회장은 물론 조 부회장 역시 보유 중인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상당히 일으킨 상황인 만큼 당장 지분을 사들여 지배력을 강화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조 회장이 추가로 지분을 매각한 건 채무 상환 목적도 있지만 우호 주주인 ㈜GS를 활용해 '3%룰'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달 1차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사내이사는 물론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도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쳐 3%로 제한하는 '합산 3%룰'이 내년부터 적용된다. 2차 상법 개정안 통과로 분리선출하는 감사 위원도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조 회장 입장에선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게 되면 감사위원 선출 시 의결권이 3%로 제한되지만 이번에 최대주주 자리를 국민연금에 내주면서 오히려 의결권을 지킬 수 있게 됐다. ㈜GS가 조 회장의 우호 주주인 만큼 ㈜GS 역시 조 회장의 의도대로 의결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조 회장의 취약한 지배력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라는 게 한계다. 시장에선 한솔케미칼 지배구조가 취약한만큼 분쟁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한솔케미칼의 주요 주주는 국민연금(13.5%)을 비롯해 베어링자산운용(6.43%)과 노르웨이중앙은행(6.05%) 등이다. VIP자산운용도 지난 4월 기준 한솔케미칼 지분 3.66%를 보유 중이었다.
반면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의결권 기 지분율은 12.7%에 불과하다. ㈜GS가 보유한 지분과 우리사주조합 보유 지분을 더해도 22.1%에 그친다.
업계에선 조 회장이 지배력 강화를 위해 자기주식 활용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백기사와 자사주를 맞교환해 우호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조 회장 측은 지난해 유가증가증권 시장 상장사인 DI동일과 자기주식 맞교환 등을 논의해왔으나 최종 성사되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솔케미칼은 자사주 3.01%를 보유 중이다.
일각에선 조 회장의 건강 이상설도 제기된다. 조 회장은 2023년 보유 지분 중 일부를 자신의 부인인 이정남 씨에게 위탁하고, 해당 지분의 의결권은 딸인 조 부회장에게 맡기는 신탁 계약을 맺었다. 이때부터 조 회장은 이미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상태였다는 얘기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한솔케미칼은 지배력이 취약한 데다 아직 승계 작업도 마무리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향후 증여 및 상속 과정을 고려하면 지배력이 더욱 희석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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