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제2공항과 제주도

2015년 11월, 국토부는 사전 공론화도 없이 제2공항 건설계획을 전격적으로 공표하였다. 사전 정보를 입수한 육지 사람들이 제2공항 예정 터 주변 토지거래의 60~70%를 점유했다. 정작 예정 터 신산리 주민들은 금시초문이어서 충격이 컸었다.
제2공항의 출발 배경은 제주공항 항공 수요의 폭증이었다. 2015년 국토부는 제5차 공항 종합계획에서 2025년 제주공항 승객수를 4200만명 정도로 예측했다. 그러나 예측과 달리 제주공항 승객수는 2015년 2600만명, 최근 3년간 2900만~3000만명 선으로 소폭 증가한 상태다.
현재 제주 인구는 70만명에서 정점을 찍고 난 후, 66만여명을 유지하면서 감소 추세다. 향후 한국 출산율 0.7% 세계 최하위, 베이비붐 세대 고령화의 급진전 등을 고려하면 제주공항 승객수는 3000만명 이하에서 감소 추세로 돌아설 소지가 다분해졌다. 더구나 국토부의 2015년 항공 수요예측은 1000만~1200만명 정도의 엄청난 오차를 보인다. 이제 공항 승객수 증가에 따른 공항 건설 명분은 사라졌다.
2015년 국토부의 의뢰로 작성된 ADPi(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인천공항 제2터미널 설계 회사) 보고서에 의하면, 기존 제주공항 활주로 활용 극대화(공군영역조정), 평행활주로 1개 신설, 남북 활주로 활성화 등으로 제주공항이 연간 4500만명까지도 수용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런데 국토부는 이러한 ADPi의 용역보고서를 공론화하거나 전문가 검토도 없이 은폐하였다.
제2공항 건설계획은 제주 자연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백지화해야 한다. 또한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백지화되어야 한다.
제2공항이 들어서면, 제주 성산일출봉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풍경은 전투기 항공기의 소음으로 가득 찰 것이다. 더구나 철새들이 날아와 항공기와 부딪치는 무안공항 참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하도 오조 종달 신천의 조용했던 올레길에서는 새 소리가 사라질 것이다.
제2공항 예정 터 인근의 세계자연유산 성산일출봉, 거문오름의 신비롭고 아름다운 모습도 서서히 자리를 잃어갈 것이다. 103곳의 습지는 생명의 요람이며 보고이다. 생명과도 같은 곳으로, 우리가 모두 지키고 보존하여야 할 공유의 영역이다.
농경지 170만평(여의도보다 크다)을 콘크리트로 포장하게 되면 주변의 제주오름 5~20개 정도 사라지고, 지하수의 원천이자 수해를 막아주는 150여 개의 숨골이 사장된다. 그 결과 제주도는 더욱 더 뜨거워질 것이다.

최근에 미 태평양 사령관은 '대한민국을 미국의 항공모함으로 생각한다'라고 발언했다. 미군의 속내를 직설적으로 드러낸 말이었다. 제2공항이 지어진다면, 공항 내에 공군부대 창설은 거의 확실하다. 또한 강정해군기지에 기항한 항공모함의 전투기들도 제2공항을 자연스럽게 이용할 것이 예측된다. 이런 흐름은 미군의 장기 계획으로, 서귀포는 미국의 항공모함 같은 대중국전을 대비한 군사도시로 변모할 것이다. 대만에 친미 정권인 민진당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대만과 중국의 갈등이 심해졌고, 남중국해 동중국해에서 미·중 충돌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제2공항 건설이 전쟁을 대비하는 미군의 목적과 이해를 같이 한다면, 이는 전쟁에 동참하는 일로 동아시아 평화에 해를 끼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따라서 제주도가 스스로 분쟁지역이 되는 것을 피하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제2공항을 백지화해야 한다. 이미 한반도의 공항은 미군의 항공모함이 된 지 오래 되었다. / 배현덕(성남시민 퀘이커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