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수면 무호흡증도 고치는 ‘비만약 끝판왕’ 마운자로… 구토·설사 부작용도[Who, What, Why]

이예린 기자 2025. 8. 2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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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at - 출시되자마자 품귀 ‘마운자로’
GLP-1·GIP 동시자극해 효능↑
투약 72주 만에 체중 20% 감량
위고비 13%감량보다 높아 인기
비만, 치료해야할 질환으로 간주
세계 33兆 시장… 年 27% 성장
韓 품절행진에 초도물량 소진돼

‘비만약 끝판왕’으로 불리는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가 지난 14일 국내 출시된 이후 일선 의료현장에서 품귀현상이 잇따르고 있다. 의약품 유통업계 관계자는 27일 문화일보 통화에서 “우리 회사뿐 아니라 다른 유통업체들도 한국릴리로부터 공급받은 초도물량이 모두 소진된 상태”라며 “현재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 다음번 물량 입고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번 물량 입고도 언제가 될지 파악이 어렵다”며 “한국릴리에서도 유통업체마다 똑같이 며칠에 일괄적으로 나눠주는 게 아닐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한 약국에서 근무하는 약사 조모 씨는 “대형 유통사 A의 마운자로 재고를 검색해보니 5㎎ 제품 10개에 불과하고, 다른 유통사들에서도 거의 품절”이라며 “마운자로를 한국릴리에서 직거래로 받거나 대형 유통사와 거래하는 약국에서도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위고비보다 성능 높다”… 당뇨·수면 무호흡증도 치료= 마운자로는 앞서 지난해 10월 국내에 먼저 출시돼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제약의 ‘위고비’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수용체를 자극해 식욕을 줄이는 기전은 동일하다. 다만 마운자로는 ‘인슐린 분비 촉진 펩티드’(GIP) 수용체도 동시에 자극해 감량 효능을 높였다. 일라이 릴리는 “성인 비만 환자 751명 대상 임상시험에서 투약 72주 후 마운자로의 평균 체중 감소율은 20.2%로 위고비(13.7%)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마운자로의 미국 비만 치료제 시장 점유율은 약 60%로 추정된다.

마운자로는 비만뿐 아니라 당뇨와 수면 무호흡증 치료제로도 쓰인다. 한국릴리는 마운자로가 국내에서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개선을 위한 식이·운동 요법 보조제(단독 및 병용요법), 체질량지수(BMI) 30㎏/㎡ 이상 성인 비만 환자, 혹은 고혈압·이상지질혈증·당뇨병·폐쇄성 수면무호흡(OSA)·심혈관질환 등 동반질환을 가진 BMI 27㎏/㎡ 이상 과체중 환자의 만성 체중 관리 보조요법으로 허가받았다고 밝혔다. 중등도∼중증 OSA 치료 목적으로 허가를 받기는 마운자로가 최초이자 현재까지 유일하다는 게 한국릴리의 설명이다.

OSA는 수면무호흡증 중 가장 흔한 유형으로 비만이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피로·불면증·호흡곤란으로 인한 수면 방해, 수면 중 습관성 코골이와 호흡 멈춤 등의 증상을 보인다. 국내 수면 무호흡증 환자는 지난해 기준 약 18만 명에 이른다.

BMI 30 이상 성인 비만 중 중등도∼중증 OSA 환자 469명 중 무작위로 마운자로 투여군을 선정한 후 최대 내약 용량(10㎎ 또는 15㎎)으로 투약한 결과, 무호흡·저호흡 지수(AHI)가 최대 58.7% 감소해 위약군(-2.5%)에 비해 상당히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마운자로 투여군은 AHI를 시간당 평균 25.3∼29.3회 줄였지만, 위약 투여군은 5.3∼5.5회 줄이는 데 그쳤다. 특히 마운자로 투여군은 최대 72.4%가 AHI 50% 이상 감소를 나타냈다. 반면 위약군은 양압기(코나 입에 착용하는 마스크를 통해 일정 압력의 공기를 기도로 불어넣어 주는 기기) 치료를 받아도 23.3%에 그쳤다.

마운자로의 공급가는 시작 용량 2.5㎎의 경우 28만 원, 유지 단계에서 쓰는 5㎎은 37만 원 선에서 책정됐다. 차후 공급될 7㎎ 등 고용량 제품은 50만 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시장 연평균 27% 성장 전망= 미국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비만치료제 지출 규모는 240억 달러(약 33조 원)에 달했으며, 2028년에는 1310억 달러(183조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연평균 27%씩 성장하는 것으로, 이전에 제시됐던 13% 성장률 전망치보다 크게 상향된 수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도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올해 242억 달러, 2028년 373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는 올해 상반기만 각각 30조∼40조 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를 재편했다. 위고비·마운자로 등 GLP-1 계열 주사형 치료제가 현 시장의 85∼90%를 차지하며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가 글로벌 시장을 양분하는 가운데, 국내외 제약사들도 복합제·경구제, 장기 지속 제형 등 차기 혁신 신약 개발 경쟁에 돌입했다. 2030년 이후엔 GLP-1 단일제 중심에서 복합제, 장기효능제, 경구제 등 다양한 신약들이 본격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도 비만뿐 아니라 일반 체중 관리, 대사질환 예방·치료로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미 식품의약국(FDA)·유럽 규제기관에서도 비만치료제의 심혈관질환 예방, 수면무호흡증 개선 등의 범용성에 대한 적응증 확대 승인이 이어지면서, 치료제 역할과 시장 가치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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