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전 네덜란드서 약탈당한 명화, 아르헨 부동산 광고서 포착
![[엑스(X·옛 트위터) @brand_arthur 계정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7/yonhap/20250827081631195zouc.jpg)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80여년 전 나치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약탈한 명화가 아르헨티나의 부동산 매물 광고에 등장해 귀추가 주목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광고 사진에는 후기 바로크 초상화가 주세페 기슬란디(별칭 프라 갈가리오)의 작품 '여인의 초상(콜레오니 백작부인)'이 부에노스아이레스 인근 해안 도시의 주택 소파 위에 걸린 모습이 담겼다.
네덜란드 일간지 AD는 네덜란드 문화부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반환'으로 분류한 분실 미술품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이 작품을 오랜 조사 끝에 추적했다.
이 작품은 네덜란드의 저명한 유대인 미술상 자크 고드스티커 소유였다. 그는 1940년 나치의 침공을 피해 네덜란드에서 탈출하던 중 선박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그가 남긴 소장품 1천100여점은 몇 주 만에 나치 2인자로 불린 공군총사령관 헤르만 괴링에게 헐값에 강제 매각됐다.
전쟁이 끝난 후 일부 작품은 독일에서 회수돼 네덜란드 국립 미술관에 전시됐고, 2006년에는 202점이 유일한 상속인인 며느리 마라이 폰 자어에게 반환됐다. 그러나 '여인의 초상'은 포함되지 않았다.
AD는 전쟁 당시 문서에서 이 그림이 괴링의 측근인 프리드리히 카드기엔 소유였다는 단서를 찾아냈다.
카드기엔은 이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로 이주해 사업과 가정을 꾸렸고, 1978년 7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취재진은 수년에 걸쳐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사는 그의 두 딸에게 접근을 시도했으나 거절당했다. 다만 이들이 사는 집이 매물로 나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부동산 사이트 링크를 확보했다.
링크를 열어 살펴보던 취재진은 한 사진에서 소파 위에 걸린 초상화를 보고 깜짝 놀랐다. 바로 '여인의 초상'으로 추정되는 그림이었기 때문이다.
미술사학자들은 이 그림이 진품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네이메헌 라우드바우드 대학의 브람 더 클레르크 교수는 "구도가 동일하고 크기와 색감이 과거 흑백 사진과 일치한다"면서도 "실제 감정 없이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정부 문화유산청의 아넬리스 쿨 및 페리 슈리어 연구원도 "복제품일 가능성을 상상할 이유가 없다"며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림을 소유했던 고드스티커의 가문 측 변호사는 "그림 회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속인 마라이 폰 자어도 "우리 가족의 목표는 고드스티커 컬렉션에서 약탈당한 모든 작품을 되찾아 유산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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