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이야기] 늦여름 끝자락, 반갑지 않은 손님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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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8월 하순부터 9월까지, 일본은 연이어 상륙한 태풍에 큰 피해를 겪었다.
그리고 그중 9월부터 10월 사이에 발생한 가을 태풍은 연평균 0.9개로 발생 빈도는 낮으나 위력이 강하고 피해 규모도 컸다.
힌남노는 최근 10년 중 대구·경북 지역에 가장 큰 피해를 준 태풍으로, 2022년 9월6일, 중심기압 955헥토파스칼(h㎩), 중심 부근 최대풍속이 강도 3에 해당하는 초속 40m를 유지한 채 대구·경북에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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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 위험기상 동반 거대한 자연재해
위험요소 점검·대응력 높여야 할 때

1991년 8월 하순부터 9월까지, 일본은 연이어 상륙한 태풍에 큰 피해를 겪었다. 특히 일명 '사과태풍'으로 불리는 제19호 태풍 '미어리얼(MIREILLE)'은 당시 사과 재배지로 유명한 아오모리현을 강타했는데 초속 50m가 넘는 강풍이 불어 90%가 낙과되고 겨우 10%만이 남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희망을 잃지 않은 한 농부가 남아있는 사과를 '떨어지지 않는 사과'라 이름 붙였고 이는 일반 사과보다 10배 이상 비싼 값에 판매되었다고 한다.
이 일화는 수확기인 가을철에 발생하는 태풍의 위력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준다. 우리나라에도 예외는 아닌데, 통계에 따르면 1991년부터 2020년까지 지난 30년간 태풍은 북서태평양에서 연평균 25.1개 발생했고 이중 평균 3.4개가 6월부터 10월 사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다. 그리고 그중 9월부터 10월 사이에 발생한 가을 태풍은 연평균 0.9개로 발생 빈도는 낮으나 위력이 강하고 피해 규모도 컸다.
그동안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남긴 가을 태풍을 떠올려 보면, 대표적으로 제11호 태풍 '힌남노'를 꼽을 수 있다. 힌남노는 최근 10년 중 대구·경북 지역에 가장 큰 피해를 준 태풍으로, 2022년 9월6일, 중심기압 955헥토파스칼(h㎩), 중심 부근 최대풍속이 강도 3에 해당하는 초속 40m를 유지한 채 대구·경북에 다가왔다. 이에 9월6일 하루 동안 포항에 342㎜의 비가 쏟아졌고 11명의 인명 피해와 2천억 원 이상의 막대한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그 밖에도 2019년 10월3일에 제18호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울릉도 천부의 일 강수량이 355㎜를 기록했고, 2020년 9월3일에는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인해 포항 구룡포에서 초속 44.6m의 최대순간풍속이 기록되기도 했다.
가을 태풍이 강력한 이유는 태풍이 에너지를 받아 발달하려면 해수면 온도가 높아야 하는데 바다는 육지보다 열을 늦게 식혀 9월까지 고온 상태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는 강력한 태풍이 만들어질 수 있는 에너지가 여전히 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가을에는 태풍이 북상하면 북쪽에서 남하하는 찬 공기와 상호작용하여 불안정이 더욱 커지면서, 태풍에 동반된 구름대가 더욱 발달하거나 강풍이 강화되기도 한다. 전향 이후의 태풍은 이동속도도 빨라져 비 피해와 함께 강풍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
태풍은 많은 비와 강한 바람, 해일 등 복합적인 위험기상을 동반하므로 근본적인 대책이 수반되어야 한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방재 관련기관은 사전에 철저한 계획을 수립하고 대응체계를 갖춰야 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더해 국민들은 창문이나 지붕을 점검하고 배수로를 미리 정비하는 등 생활 속 위험 요소를 사전에 살펴야 한다. 지역 언론은 정확하고 시의성 있는 정보를 전달하고 지역사회가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대응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기후변화로 최근 태풍의 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고 이동 경로는 예측하기 어려워졌으며, 위력 역시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제는 태풍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자연재해 앞에서 두려움만 떨 것이 아니라, 위험 요소를 꼼꼼히 점검하고 대응력을 높여야 할 때이다. 태풍을 막을 수는 없지만 함께 대비한다면 피해는 충분히 줄일 수 있을 것이며, 그 중심에서 기상청은 더욱 정확하고 신속한 태풍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미선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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