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도 해고도 안 해" 미국 기업의 이상한 균형 [Global]
심상찮은 美 기업 행보
해고율 호황기 때 수준이나
새 직원도 많이 안 뽑아
‘이상한 균형’ 깨질 때가 문제
![미국 기업들이 해고와 채용에 모두 소극적이란 분석이 나온다.[사진 | 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7/thescoop1/20250827060854987leqm.jpg)
미국 기업들의 최근 행보가 미국 경제의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3일(현지시간) 기사에서 "미국 기업들이 해고를 많이 하지 않지만 채용에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쉽게 말해 직원을 해고하지도, 뽑지도 않는다는 얘기다.
통계가 이를 잘 보여준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6월 해고율은 전체 고용 대비 1%를 기록했다. 2021년 고용 시장이 호황을 누렸을 당시 수치(0.9%)에 약간 못 미친다. 직원 해고의 또 다른 지표인 '신규 실업 수당 청구'도 2024년 8월 22만8000건에서 올해 8월 23만5000건으로 1년간 3.0% 증가했지만, 미국 경기 확장기 때의 평균치(20만 초중반)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경제학자들은 불확실한 시기인 만큼 근로자들을 해고하지 않으려는 '노동 비축(labor hoarding)'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이 이런 태도를 고수하는 건 미숙한 인력을 새로 뽑는 위험을 감수하기보단 인건비가 많이 발생하더라도 노동 인력을 유지하는 것이 이익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WSJ은 기사에서 "최근 들어 노동 비축 현상이 과거보다 더 강해졌다"면서 "팬데믹 초기 당시의 대규모 해고 후 인력 충원에 큰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이 기업들에 뼈아픈 교훈으로 남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고율이 낮다고 해서 미국 노동시장이 호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언급했듯 기업들은 해고는 물론 채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기업 채용률(전체 고용 대비 신규 채용 비율)은 3.3%에 그쳤다. 팬데믹 직전인 2020년 2월(3.9%)보다 0.6%포인트 낮은 수치다. 미국 경제가 위기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나오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이런 노동시장의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2일 잭슨홀 회의에서 "9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동시장이 현재 '이상한 균형(curious balance)' 상태에 있다"며 "이민 제한으로 노동 공급이 줄어든 게 실업률을 낮추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고용 시장의 악화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이 고용 시장의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 인하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를 두고 WSJ은 "경제가 일자리를 잃기 시작하면 그 과정은 자가 증폭적으로 진행된다"면서 "기업과 소비자가 지출을 줄이고 해고가 늘어나 경기침체가 이어진다면 연준은 금리를 조금이 아니라 대폭 내리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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