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전 노예' 없습니다"…강제노동 사건 4년 후, 태평 염전 가보니 [밀착취재]
기계화로 고된 인력 노동 대체... 염전 근로자 4분의 1수준으로 줄어
“사건 일으킨 운영자 완전 퇴출... 염전 임대 계약에 인권 보호 조항”
신안군, 인권센터 설립·분기별 현장 점검… “사람 존중 소금 생산”
낮 최고기온이 32도에 육박한 지난 21일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 증도대교를 건너 5분 정도 차로 달리니 끝없는 염전이 펼쳐진다. 가둬둔 바닷물 위에 하얗게 살얼음 같은 것이 끼어 있다. 소금이다.

소금 운반도 사람 몫이었다. 긴 막대기 양쪽 끝에 바구니를 매단 ‘강고’에 최대 80kg에 이르는 소금을 짊어져야 했다.
직접 소금을 담아 들어봤다. 바구니의 절반만 채웠는데도 몇 걸음 옮기기가 벅찼다. 어깨에 곧바로 통증이 왔다. 무더운 날씨 속 이런 작업은 극한 노동이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황동식 신안군 천일염지원과 팀장은 “2014년 당시 염전 근로자가 450명이었는데 현재 110명으로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조치는 2022년 11월 국내 공익단체가 강제 노동과 관련해 CBP에 인도보류명령을 청원하면서 이뤄진 것이었다.
태평염전은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현재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려 이날 언론 초청 행사를 열었다.

염전 측은 현재 강제노동 행위는 없으며, 제도 개선을 통해 재발방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양정 태평염전 상무는 “태평염전은 임대 사업자이고, 천일염 생산은 염전을 임차한 염전 운영자들”이라며 “해당 사건을 일으킨 염전 운영자를 즉각 퇴출 조치했으며 다시는 재계약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평염전은 염전 노동 문제에 직접 책임이 없다면서도, ‘염전 노예 사건’ 이후 임차인 관리를 철저히 하기로 했다고 힘줘 말했다.
태평염전은 사건 발생 이후인 2022년부터 염전 임대 계약서에 인권 보호 조항을 추가했다. 부당 행위가 적발되면 즉시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이다. 또 이전에 염전 임차인은 개인 자격이었지만, 이제 관리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도록 개인사업자 등록이 의무화됐다.
현재 태평염전에 등록된 사업체는 총 24곳이다. 그중 11곳은 가족끼리 운영하고 나머지 13곳은 근로자를 고용한 상태다.

태평염전이 미국에 수출하는 천일염은 연간 20만달러 정도에 불과하지만 미국 수입금지 조치가 지속되면 한국 천일염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해 천일염 산업 전반에 대한 손해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황동식 신안군 천일염지원과 팀장은 “신안군이 전국 천일염의 80%를 생산한다”면서 “태평염전이 주가 돼서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달 초 주한미국대사관에서 태평염전 현장을 방문해 근로자 계약서 및 숙소 등을 조사했다. 태평염전은 CBP의 인도보류명령 철회를 위해 제3자 감사기관을 선임했는 미국 CBP 규정에 따라 불시에 현장에 방문해 7일∼10일가량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김 상무는 “우리 식탁의 기본을 책임지는 소금을 생산하는 만큼 그 과정에서 사람과 환경을 모두 존중해 누구나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소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신안=윤성연 기자 y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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