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교란 외래식물과의 ‘사투’…“제초에 시간·경제적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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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방심하면 경작지를 덮쳐 작물에 피해를 주는 단풍잎돼지풀 때문에 정말 골치가 아픕니다."
김무영 경기 가평친환경쌀연구회장은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에도 논둑과 농경지 주위의 단풍잎돼지풀을 제거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환경부 지정 주요 생태계교란식물은 단풍잎돼지풀·돼지풀·가시박·미국쑥부쟁이·환삼덩굴 등 10여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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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작물 수확량 감소…농가 울상
“정부 체계적 퇴치계획 세워야”

“잠깐만 방심하면 경작지를 덮쳐 작물에 피해를 주는 단풍잎돼지풀 때문에 정말 골치가 아픕니다.”
김무영 경기 가평친환경쌀연구회장은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에도 논둑과 농경지 주위의 단풍잎돼지풀을 제거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비가 자주 내리고 기온이 높아 단풍잎돼지풀이 시도 때도 없이 쑥쑥 자라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친환경쌀을 생산하느라 제초제를 함부로 사용할 수 없는데, 가뜩이나 무덥고 일손이 부족해 애가 탄다”고 하소연했다.
농촌 길가, 논밭 둑, 농장 주위에서 자라며 농민에게 피해를 주는 생태계교란식물이 빠르게 확산돼 문제가 되고 있다.
환경부가 이들 식물을 교란식물로 지정해 확산 저지와 퇴치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별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다. 환경부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교란식물은 대개 토착 식물보다 발아율과 생장력·번식력이 월등해 생물 다양성을 위협하고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 특히 단풍잎돼지풀 꽃가루는 알레르기를 유발해 일상생활에도 불편을 준다.

환경부 지정 주요 생태계교란식물은 단풍잎돼지풀·돼지풀·가시박·미국쑥부쟁이·환삼덩굴 등 10여종이다. 이중 농민들에게 가장 부담되는 것은 단풍잎돼지풀과 가시박이다.
특히 생태계가 잘 보존된 휴전선 인접지역 소하천 둔치나 강둑에는 가시박과 단풍잎돼지풀이 토착 식물과 작물을 압도하며 무성하게 자라는 모습이 어렵지 않게 눈에 띈다.
녹두 등을 생산하는 이순구씨(63·경기 연천군 왕징면)는 “7∼8년 전엔 가끔 보이던 가시박이 요즘은 경작지는 물론 농로·하천까지 뒤덮고, 작물보다 빨리 자란다”면서 “제초작업을 평소보다 2∼3회 더 하다보니 경영비가 늘었다”고 울상을 지었다.
가시박은 인근 작물을 감고 올라가 생육을 방해하고 해를 가려 생산성과 품질을 떨어뜨린다.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가시박은 1포기당 종자 생산량이 4500개에서 최대 7만8000개에 이를 만큼 번식력이 강하다. 일본에서는 가시박 때문에 옥수수 수확량이 80∼90% 감소한 사례가 있으며, 미국에서는 유해 잡초로 분류하고 있다.

이웃 청산면에서 풋호박 등을 생산하는 이윤규씨(64)는 단풍잎돼지풀과 힘겨운 싸움 중이다. 그는 “단풍잎돼지풀은 나무처럼 높이 자라는 데다 줄기가 엄지손가락보다 굵어 예초기로도 한번에 잘리지 않는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심지어 선택성 제초제도 없는 실정이다.
환경부가 교란식물의 수입·확산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지만 해외 유입 경로가 다양하고 반입량이 늘면서 확산 속도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산 곡물·건초·종자 등이 수입되는 과정에서 교란식물 종자가 비의도적으로 계속 유입되고 있다”면서 “돼지풀과 단풍잎돼지풀이 유독 도로 절개지와 그 주변 지역에서 많이 자라는 것은 사방용 수입 종자에 묻어 들어오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투입해 교란식물 제거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대부분 일회성에 그쳐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숙희 환경운동엽합 정책팀장은 “지자체의 노력만으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주민이 모니터링과 제거사업에 참여토록 하고, 정부가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퇴치 계획을 세워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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