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틀 흔들려던 트럼프 “합의 마무리”… 직접투자 확대는 ‘불씨’
고비 넘긴 통상현안, 쟁점은 남아
美 러트닉 “한국 시장 더 개방해야”… 투자펀드 수익배분 놓고 입장차 여전
대통령실 “끊임없는 협상이 뉴노멀”… 일단 구속력 없는 MOU 체결하기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등과 함께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3실장 공동 브리핑’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강 실장은 “새로운 문제가 또 제기될지 모르기 때문에 협상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위 실장은 “경제 통상 분야의 안정화가 한 단계 더 진전되는 의미가 있었다”며 “투자, 구매, 제조업 협력 등에 대해 정상 차원의 논의가 있었고 앞으로 이러한 후속 협의가 더 진전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트럼프 “무역협상 원래 합의대로 갈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 이후 열린 포고문 서명식에서 한국과의 무역 협상에 대한 질문에 “합의가 마무리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몇 가지 문제를 제기했지만 우리는 우리의 입장을 고수했다”며 “그래서 원래 합의한 대로 갈 것”이라고 했다. 한미 관세 협상이 기존 합의대로 이행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달 30일 한국이 3500억 달러(약 49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고, 1000억 달러(약 140조 원) 상당의 에너지를 구매하는 대신 상호관세와 자동차 품목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미국은 대미 투자 펀드 이행계획과 투자 분야 선정, 수익 배분 등을 두고 한국에 추가 요구를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투자 펀드의 대부분을 대출과 보증 중심의 금융패키지로 구성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미국은 직접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요구한 것.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어진 실무협상에서도 한미 양측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미국에선 한때 정상회담 취소는 물론이고 관세 합의를 뒤집을 수 있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합의를 맺더라도 이행 평가를 통해 언제든 관세를 다시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워싱턴으로 향하는 기내 간담회에서 “이미 큰 틀의 합의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상황에서 저희로서도 쉽게 ‘바꾸자니까 바꾸겠습니다’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 대미 직접 투자 확대, 농축산물 개방 요구는 이어질 듯
다만 관세 협상 문서화를 위한 후속 협상 과정에서 대미 투자 펀드 이행계획과 농축산물 시장 개방 등 핵심 쟁점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이날 정상회담 직후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상무장관으로서 제가 하는 일은 이 파트너십을 계속 성장시키는 것”이라며 “한국의 대미 투자를 더욱 확대했으면 좋겠고, 한국 시장에 대한 (미국의) 접근도 늘려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관세 후속 협상에 대해 “법적 구속력 없는 양해각서(MOU)를 맺기로 합의했다”며 “미국 측은 미국이 구상하는 대로 마무리를 희망할 것이고 우리는 국익 차원에서 MOU가 실제 작동 가능한 방식으로 여러 사항을 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 소식통은 “한국은 대출과 보증 방식을 강조하지만 미국은 직접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투자도 한국 측은 한미가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미국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고 말했다.
농축산물 시장 개방에 대한 미국의 압박도 계속될 전망이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미국에서는 시장 개방을 원하고 있다”며 “우리 농민과 제조업자, 혁신가를 위해 시장을 계속해서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부는 농축산물 관련 추가 개방은 없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회담 직후 언론 브리핑에서 ‘농축산물 추가 개방과 관련된 논의가 이뤄졌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아예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워싱턴=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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