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새 3배로 큰 女스포츠… “럭비 월드컵 인기를 보라”

장민석 기자 2025. 8. 27.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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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서 개막, 티켓 37만장 팔려

“역사상 가장 큰 여자 럭비 월드컵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지난 22일(현지 시각) 영국 선덜랜드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 넷플릭스 시리즈 ‘죽어도 선덜랜드’로 유명한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클럽 선덜랜드 AFC의 홈 구장인 이곳에서 여자 선수들이 공을 쫓아 몸을 내던지며 뜨겁게 맞섰다. 이날 잉글랜드와 미국이 맞붙은 2025 여자 럭비 월드컵 개막전에는 4만2723명 관중이 운집, 뉴질랜드에서 열린 2022년 대회 결승전(4만2579명)을 넘어 역대 여자 월드컵 최다 관중 기록이 나왔다. 경기장은 기존 남자 럭비 대회와는 다른 활력과 열기로 가득했다. 인기 팝스타 앤 마리가 개막 축하 공연을 펼쳤고, 선수 입장 땐 남자 월드컵의 장엄한 오케스트라 선율 대신 신나는 댄스 음악이 흘러나왔다.

◇티켓 37만장 팔려… 英 경제도 들썩

럭비는 한국에선 비인기 종목이지만, 영국(잉글랜드·스코틀랜드·웨일스)과 아일랜드, 뉴질랜드,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영연방 국가와 프랑스, 아르헨티나, 일본 등에서 큰 인기를 누린다. 7인제 럭비는 올림픽 정식 종목인 반면 15인제 럭비의 최고 무대는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이다. 단일 종목 대회로는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다음가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로 꼽힌다. 2023년 프랑스에서 열린 남자 럭비 월드컵은 관중 250만명이 몰렸고, 전 세계 누적 시청자 수가 8억5000만명에 달했다.

그래픽=김현국

올해 여자 럭비 월드컵에 쏠리는 관심은 여성 스포츠 시장의 가파른 성장을 보여주는 하나의 ‘이정표’다. 경영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는 지난 3월 “2022년 6억9200만달러였던 여성 엘리트 스포츠 수입이 2024년엔 18억8000만달러로 증가했다”며 “같은 기간 남성 스포츠에 비해 4.5배 높은 성장률”이라고 했다. 이어 “여자 유로(유럽축구선수권)와 럭비 월드컵이 열리는 2025년은 3년 전보다 240% 증가한 23억5000만달러(약 3조2700억원)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럭비 종가’ 잉글랜드에서 개막한 이번 여자 월드컵은 이미 2022년 뉴질랜드 월드컵 총관중의 3배가 넘는 37만5000장 이상의 티켓이 판매됐다. ‘럭비의 성지’로 꼽히는 런던 트위크넘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결승전은 8만2000장 티켓이 모두 팔려나가 여자 럭비 역대 최다 관중을 들어찰 예정이다. 이번 대회가 영국에 1억5600만파운드(약 2920억원)의 경제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그래픽=김현국

◇여자 럭비 인기에 유소년 선수 급증

수퍼스타 케이틀린 클라크가 이끄는 WNBA(미 여자프로농구)와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과 유로 등 축구가 여성 스포츠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럭비는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종목으로 꼽힌다. 세계럭비연맹(WB) 조사에 따르면, 여자 럭비 팬의 49%는 지난 2년 안에 이 스포츠를 접했으며, 남자 럭비보다 더 젊고 여성과 가족 단위 팬이 많다. 잉글랜드럭비연맹(RFU)은 유소년 선수 육성을 발판으로 2027년까지 여자 럭비 선수 10만명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는데, 올해 RFU에 등록한 여자 유소년 선수가 작년보다 35% 늘어났다.

이번 월드컵은 잉글랜드 내 8개 경기장에서 내달 27일까지 16팀이 우승컵을 놓고 경쟁한다. ‘레드 로지스(Red Roses·빨간 장미)’란 별칭으로 불리는 홈팀 잉글랜드 여자 대표팀은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잉글랜드는 개막전에서 미국을 69대7로 대파하고 11년 만의 월드컵 우승에 힘찬 시동을 걸었다. 역대 최다(6회) 우승팀 뉴질랜드, 직전 대회 3~4위를 차지한 프랑스와 캐나다도 대표적인 여자 럭비 강호다.

역대 월드컵 중 가장 많은 여성 코치와 스태프가 참여하고, 전체 팀 스태프의 40%와 자원봉사자의 60% 이상이 여성으로 구성됐다. 영국 가디언은 “럭비는 포지션 특성에 맞게 다양한 체형의 선수가 함께 어울려 뛴다”며 “각자 개성을 존중하는 럭비의 특성이 외모와 신체에 대한 불안을 조장하는 소셜미디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여성과 소녀들에게 포용과 긍정의 메시지를 전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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