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마지막까지 가슴 졸인 韓·美 첫 만남, 큰 고비 잘 넘겼다

조선일보 2025. 8. 2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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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이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마무리됐다. 애초 우려했던 트럼프의 돌출 언행은 없었고 주한 미군, 북·중, 관세 협상 등에 관한 불협화음도 노출되지 않았다.

회담 직전까지만 해도 가슴 졸이는 순간이 이어졌다. 트럼프는 회담 3시간 전 SNS에 “한국에 숙청 또는 혁명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동맹국 내부 사정에 대한 언급으로는 너무나 섬뜩한 표현들이다. “그런 곳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고도 했는데 정상적인 거래가 어렵다는 의미다. 한국 교회와 주한 미군 기지에 대한 압수 수색 문제도 지적했다. 특검 수사 등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내비친 것이다. 이런 도발적인 메시지에 국내 대통령 지지층 일부에서 격분하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회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회담은 이런 우려를 씻어낼 정도로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 대해 “위대한 전사” “똑똑한 사람”이라고 평가했고, 올해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냐는 물음에 “갈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또 한국 상황에 대해 오해했다면서 “미국의 완전한 지원을 받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 같은 반전은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과 관심사에 대한 이 대통령의 대비가 잘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여진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시대 최고가를 경신한 미 주가를 추켜올리는가 하면, 트럼프가 몸 달아 하는 김정은과 만남을 적극 지원하며 ‘피스 메이커’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을 디딤돌 삼아 이번 회담에 임한 것도 회담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일이 잘 지내기가 그렇게 어려운가”라고 물었고 이 대통령은 “일본에 먼저 들러 정리했다”고 답했다.

한편에선 이번 회담에 대해서 구체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정리된 것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두 정상이 “동맹 현대화”에 공감했다지만 주한 미군의 역할 재조정 등 구체적 합의는 하지 못했다.

또 우리 측은 기존의 3500억 달러 투자 펀드 외에 1500억 달러 추가 투자라는 선물을 준비했는데 우리 경제의 핵심 현안인 반도체 관세와 원자력 협력 등에서 손에 잡히는 진전은 없었다.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야당에서 “홀대받고 우리 부담만 키운 50점짜리 회담”이라는 박한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으로부터 반미·친중 아니냐는 의구심을 받았던 이 대통령으로서는 예측 불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만남을 무난하게 소화해 낸 것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큰 고비를 잘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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