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백신 안 듣는 이유…세균의 ‘기억’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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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은 흔히 단순하고 무작위적으로 움직이는 미생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세균도 과거의 경험을 기억하고, 그 기억을 여러 세대에 걸쳐 후손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예를 들어, 항생제를 만난 세균은 그 경험을 후손에게 전해주고, 후손은 항생제에 더 강하게 버틸 수 있는 성질을 갖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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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은 흔히 단순하고 무작위적으로 움직이는 미생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세균도 과거의 경험을 기억하고, 그 기억을 여러 세대에 걸쳐 후손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항생제나 백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해 줄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예루살렘 히브리대 연구진은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세균의 숨겨진 행동 패턴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셀’에 27일 게재했다.
연구진은 세균 한 마리가 증식해 만든 작은 집단(미세 군집)을 따로 떼어내 리보핵산(RNA), 유전자, 세포 특성을 분석하는 새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세균 간 차이가 단순히 유전적 돌연변이 때문인지, 아니면 유전자는 변하지 않지만 발현 방식이 달라져 생기는 ‘후성유전학적 기억’ 때문인지를 구분할 수 있다.
실험 결과, 대장균과 황색포도상구균 같은 병원균은 한 감염 속에서도 여러 하위 집단으로 나뉘어 존재했다. 어떤 집단은 사람의 몸에 잘 달라붙기 위해 병원성 유전자를 활성화했고, 또 다른 집단은 척박한 환경에서도 살아남기 위한 생존 유전자를 활성화했다.
이런 환경에 따른 기억은 무려 20세대 이상 이어졌다. 예를 들어, 항생제를 만난 세균은 그 경험을 후손에게 전해주고, 후손은 항생제에 더 강하게 버틸 수 있는 성질을 갖게 되는 것이다.
다만 세균의 기억에도 한계가 있었다. 영양분이 바닥나 세균이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는 정지기에 들어가면, 세균들은 기억을 잊고 다시 초기 상태로 돌아갔다. 세균이 상황에 맞게 전략을 바꾸는 셈이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항생제와 백신이 종종 실패하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고 봤다. 기존 진단법에서는 임의로 채취한 세균 집단 한두 개만 분석한다. 하지만 실제 감염 부위에는 여러 기억을 가진 세균들이 동시에 존재한다. 따라서 검사에서 잡히지 않은 다른 집단이 살아남으면 치료가 효과를 내기 어렵다.
개발한 기술을 실제 요로감염이나 혈류감염 환자에게 적용하자, 같은 환자 안에서도 항생제에 강한 세균과 그렇지 않은 세균이 공존하고 있었다.
나탈리 발라반(Nathalie Q. Balaban) 히브리대 교수는 “감염은 단일 세균 덩어리가 아니라 여러 전략을 가진 세균들의 연합체”라며 “효과적인 치료를 하려면 모든 집단을 이해하고 겨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고 자료
Cell(2025), DOI: https://doi.org/10.1016/j.cell.2025.08.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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