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 독소 기준치 훌쩍”… 발도 못 들일 경기도내 호수
경기환경운동연합, 조사 발표
기흥호수 ‘MC-LR’ 17.8배 달해
‘남세균’ 공기중 인체 유입 가능성
“수질 문제 넘어 주민 건강 우려”

매년 녹조 현상이 반복되는 기흥호수(8월8일자 5면 보도)를 포함해 경기도 내 저수지 곳곳에서 국제 기준치를 넘는 인체 유해 독성 물질이 검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다.
특히 수원 서호와 평택 호수에선 유해도가 심한 ‘남세균 유전자’가 도내에서 처음 발견됐는데, 공기 중에 인체로 유입될 가능성도 나오면서 주장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경기도환경운동연합 등은 26일 ‘경기도 호수(저수지) 주변 인체 녹조 독소 검출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의 조사에 따르면 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LR’(MC-LR)이 용인 기흥호수에서 국제 기준치(8ppb)의 17.8배(7월8일 측정)와 8배(7월23일), 의왕 왕송호수의 경우 6배(7월15일)와 8.6배(7월24일), 평택의 평택호는 7.7배(7월7일)가 각각 검출됐다. 기흥호수와 연계된 용인 조정경기장도 최대 16.4배의 독성 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청산가리보다 더 강한 독성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MC-LR은 다량 섭취할 경우 간과 신장 등 장기 손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환경청은 MC-LR 기준치 8ppb 이상의 물에선 물놀이 등 활동과 접촉을 제한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경인일보는 매년 반복되는 기흥호수 녹조의 안전성과 저감시설 등 대책의 필요성을 지적한 바 있다.
특히 이들 단체와 계명대 연구팀이 수원 서호와 평택호수, 의왕호수를 상대로 진행한 ‘남세균 유전자’ 조사 결과도 발표했는데, 서호와 평택호수 인근 거주 주민 각각 1명(10%), 3명(23%)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콧속에 면봉을 넣어 분비물을 채취하는 방식의 샘플로 조사가 진행됐으며 에어로졸 형태로 공기 중에 떠다니며 유입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MC-LR와 마찬가지로 녹조 독소인 남세균 유전자는 지난해 낙동강 인근 주민 2명 중 1명꼴로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안전성이 도마에 올랐다. 해당 물질이 도내 저수지에서 검출돼 발표된 건 처음이며 신장 손상 등 장기간 노출 시 인체 유해성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준 경북대 응용생명과학부 교수는 “세균으로 분류되는 녹조는 물 위로 떠오르면서 독을 만든다. 그중 MC-LR이 가장 많이 만들어지는데, 간독성 물질로 장기적으로 접할 시 간염 등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미국이나 세계보건기구(WHO) 등 해당 물질들과 관련된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두고 있지만, 국내에선 녹조가 여름철에만 발생하다 보니 미흡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단체들은 정부와 경기도가 도내 저수지 녹조 관련 대대적 조사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저수지 인근 거주민의 인체에서 남세균 유전자 등 유해 물질이 검출됐다는 것은 녹조가 단순 수질 문제를 넘어 주민 건강과 환경 위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환경부와 경기도, 지자체 등은 종합적인 녹조 대응 대책을 수립하고 주민들의 건강 영향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독성 조사와 녹조 발생 현황도 분석해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고건 기자 gogosi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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