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기 옆’ 토끼 사육장, 흙탕물과 누런 양배추… “동물 학대”

송윤지 2025. 8. 26.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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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구 동물보호팀 “조치 필요해”
관리 미흡·무분별 번식 위험있어

25일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의 한 카센터와 다세대주택 사이 좁은 골목에 18마리의 토끼가 사육되고 있는 토끼장의 모습. 2025.8.25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

인천 계양구 도심 속 열악한 환경에서 토끼 18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인천 계양구 계산동 한 카센터와 다세대주택 사이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자 그물망으로 만들어진 토끼장이 보였다. 자물쇠로 잠긴 토끼장 안에는 자그마한 새끼부터 성체까지 토끼 18마리가 있었다. 한낮 32℃가 넘는 폭염과 토끼장 옆 실외기에서 나오는 뜨거운 바람을 견디기 힘들었다. 토끼장 안 급수대로 보이는 물통엔 흙탕물이 고여 있었다. 토끼들은 누렇게 색이 변한 양배추를 뜯어먹었다.

지난 25일 이곳을 찾은 계양구 동물보호팀 관계자는 토끼 수를 세며 “번식을 제한하는 조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25일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의 한 카센터와 다세대주택 사이 좁은 골목에 18마리의 토끼가 사육되고 있는 토끼장의 모습. 2025.8.25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


이에 토끼장 주인이라는 70대 A씨는 “토끼를 방치하거나 번식을 유도한 적이 없다”며 억울해했다. 그는 6년 전 모란시장에서 토끼 2마리를 데려와 토끼장을 만들어 키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A씨는 “토끼들을 위해 내 손으로 직접 토끼 굴을 파줬고, 매일 인근 시장에서 양배추와 옥수수 잎 등을 얻어와 물과 함께 챙겨주고 있다”며 “토끼를 팔지 않았고, 일부러 번식을 시키지도 않았다”고 했다.

동물보호단체는 좁은 공간에 키우면서 번식을 방치하는 행위도 ‘동물학대’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토끼는 중성화하지 않을 시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계산동 한 토끼장 입구에 양배추 더미가 쌓여있다. 2025.8.25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


토끼보호연대 관계자는 “토끼는 영역 동물이기 때문에 개체수가 늘어나면 영역싸움으로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며 “현재 근친교배로 인한 유전병 발생 가능성도 높아 보이는 상황으로 무분별하게 번식을 방치하는 것도 학대의 일종”이라고 했다. 이어 “토끼들이 극한 더위와 추위에 노출되는 야외 사육장은 병사나 폐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환경”이라고도 했다.

계양구 동물보호팀은 무분별한 번식을 막기 위해 A씨가 암컷과 수컷을 분리해 제대로 관리하는지 계속 확인할 예정이다.

/송윤지 기자 sso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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