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이재명 실용외교 안착… 미국 청구서 다음으로

정의종 2025. 8. 26.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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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서 진행 첫 만남 화기애애
이재명 “北에 트럼프월드를” 덕담
트럼프, 한국 숙청 발언 “오해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5.8.26 /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은 시작 전부터 긴장감이 고조됐지만, 만남 직후에는 미소와 악수가 오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전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을 불과 두 시간여 앞둔 시점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숙청 또는 혁명같이 보인다. 우리는 그것을 수용할 수 없고, 그곳에서 사업할 수 없다”고 적어 한국 측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이어 정상회담 직전 행정명령 서명식 자리에서는 “최근 한국 정부가 교회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고 우리 군 기지에서 정보를 수집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언급해 파장을 낳았다. 외교 무대에서 상대국의 내정을 거론하는 이례적인 발언이어서, 회담에 앞서 주도권을 쥐려는 특유의 ‘압박 전술’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같은 상황은 정상회담 직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양 정상이 직접 대화를 주고받으며 일단락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회 압수수색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사실이라면 유감”이라고 말하며 이 대통령의 설명을 요청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국회가 임명한 특검이 사실 조사를 진행 중일 뿐 미군을 직접 수사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해라고 생각한다”며 상황을 수습하는 발언을 내놨다.

긴장된 공기가 이어진 건 회담 시작 전까지였다.

이 대통령은 당초 정오에 백악관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식이 길어지면서 12시 32분에야 백악관에 도착했다. 그러나 검은색 차량에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달린 채 도착한 순간, 분위기는 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밖으로 나와 이 대통령을 맞이했고, 양 정상은 붉은색 넥타이를 맨 채 손을 맞잡고 웃으며 인사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2025.8.26 /연합뉴스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진행된 회담에서는 덕담과 유머가 오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백악관에 모시게 돼 영광”이라며 “선거 승리를 다시 한번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황금빛으로 꾸며진 오벌오피스가 품격 있고 미국의 번영을 상징하는 것 같다”며 화답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구호, 세계 분쟁 지역에서의 중재 노력 등을 거론하며 칭찬을 이어갔다.

북한 문제에서도 유머가 섞였다. 이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보라”며 “북한에 트럼프월드를 지어 저도 골프를 치게 해 달라”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웃음을 보였고, 이어 “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 부른 적이 있는데, 언젠가 다시 대화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자 좌중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메이커’라면 저는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돕겠다”고 말해 회의장 분위기를 다시 한 번 환하게 만들었다.

두 정상은 회담 중 여러 차례 악수를 나누었고, 이 대통령은 방명록 서명에 사용한 만년필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하며 실용외교를 안착시키려 했으나, 주요 쟁점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안이 즉각 밝혀지지 않아 ‘진짜 청구서’의 면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의종 기자 je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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