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안미경중 취할 수 없어…대중 관계 잘 관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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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찾은 이재명 대통령은 방미 기간 중 중국 이슈와 관련해 철저하게 '실리적 접근'에 무게를 뒀다.
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각)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한 정책 연설에서 이웃 국가인 중국과 관련해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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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찾은 이재명 대통령은 방미 기간 중 중국 이슈와 관련해 철저하게 ‘실리적 접근’에 무게를 뒀다. 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각)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한 정책 연설에서 이웃 국가인 중국과 관련해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민감해하는 대만 문제에는 거리를 두면서, 미국의 대중 견제 노선에 ‘참여는 않되 반대하지도 않는다’는 뜻을 전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책 연설을 통해 “미국이 대중국 봉쇄정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까지는 한국이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입장을 가져왔던 게 사실”이라며 “최근 몇년 사이 자유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에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지고, 미국의 정책이 명확하게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가면서 한국도 과거와 같은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금은 우리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깝기 때문에 거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미국의 대중 견제 참여 압박을 한국이 일도양단식으로 수용하거나 거부할 수 없는 처지임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 대통령이 전날 워싱턴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 국익에 도움이 되면 가깝게 지내는 것이고, 국익에 도움이 안 되면 멀리하는 것이다. 외교에서 친중·혐중이 어디 있느냐”고 말한 것의 연장이다.

외교가에서는 이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사안별로 국익에 맞는 입장을 설정해 실리를 챙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을 향해서는 ‘안미경중’이라는 예전 입장에서 벗어나겠다는 메시지로 한국 정부에 대한 미 행정부 일각의 불신을 누그러뜨리는 한편, 중국에 대해선 대만 사태 발생 때 미국의 군사적 행동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분명히 해 관계 악화를 피해 가고 있다는 뜻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필요에 따라 대만 등 한반도 이외의 지역에도 신속히 전력을 투입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문제에 대해 “우리 입장에서는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거리를 뒀다. 지난 12일 국무회의에서는 국내에서 벌어지는 중국 관련 시위를 거론하며 “민주주의 모범 국가라는 대한민국의 위상에 결코 걸맞지 않은 모습”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실리외교는 일단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회담에서 우려와 달리 중국 견제와 관련한 요구를 공개적으로 내놓지 않았다.
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교수는 “미국과 중국 어느 한쪽에 올인을 하는 것은 안 되는 일이고, 협조할 건 협조하고 거절할 건 거절하는 경쟁적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이번 발언을 보면 이재명 정부가 실용외교의 방향을 아주 잘 정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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